[독자편지] 류기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매년 찾아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국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로서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4월 20일 '재활의 날'에서 비롯됐다. 이후 UN이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한 1981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의 날'로 지정하고 기념해 오다가 1989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1991년부터 법정기념일로 공식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날을 '장애인의 날'로 정한 것은, 4월이 1년 중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며 다른 기념일을 피해 20일로 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건강한 상식적인 사람마저 배타적인 차별 속에 고통 받기 일쑤인 현실에서 우리는 소수이자 약자인 장애인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 줄 수 있을까?

장애라는 의미를 신체기관 또는 정신능력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상적이고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장애라 할 수 있다. 모두가 받아들이는 정당한 권리를 부정하는 생각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육체는 영혼의 감옥일 뿐'이라고 했으며, 부처님께서는 '아름다운 미녀의 몸도 똥, 오줌, 가래, 고름이 가득 들어 찬 가죽에 불과하여 몸으로 생기는 탐욕조차 허망하다'고 하였다.

류기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류기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우리가 말하는 '장애'라는 것이 신체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물의 진행을 가로막아 거치적거리게 하거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함도 장애라고 정의되어 있듯이, 한갓 장애라는 이유로 보편타당의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는 가치관 또한 장애일 것이다.

봄의 기운이 물씬거리는 이때, 만물이 소생하여 살아가는 데에는 다 삶의 뜻이 깃들어 있음을 겸허한 마음으로 되새겨보는 장애인의 날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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