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진 21대 총선이 끝났다. 66.2%의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이면서 성공리에 마쳤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일부 주(州)가 대선후보 경선을 미루고, 프랑스가 지방선거를 연기한 것과 대비되는 국내 상황을 주목했다. 우리의 정치적 실험 또한 외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이제는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늪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와 생산이 급감하고 1분기 기업 실적 악화라는 '트리플 쇼크'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경제도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한지 28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6.8%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유럽의 실업자 수가 몇 달 안에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이 지표로 나타났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는 9년 만에 가장 낙폭이 컸고 투자까지 감소세를 보여 복합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경제 감염병(이코노데믹, econodemic)의 세계적 확산세가 매섭다.

정부는 100조 원 이상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기계, 에너지, 조선 등 기간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충북도는 총선 직후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들을 모색했다. 소상공인, 운수업체 종사자 등 피해계층의 특별지원을 위해 3차 추경 2천311억 원을 편성한 바 있다.

무엇보다 고용 안정과 회복 탄력성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임시직 취업자가 전년 3월보다 42만명 감소하고 일용근로자가 17만3천명 줄어들면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이제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20대의 충격도 크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에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한편으로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크고 향후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충북형 '뉴딜 프로젝트'(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 그린 등)를 발굴해야 한다. 정책적으로 이미 결정된 예타 면제 대상사업을 조기 집행하는 과감한 전략이 요구된다. 지역경제의 회복력(resilience) 제고에 중점을 둬야 한다.

또한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재도약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한국이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인정받으면서 전염병 관리 기관인 질병관리본부(오송)의 위상이 높아졌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나면 세계 각국은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벤치마킹하려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충북도와 청주에 대한 장소 마케팅(Place Marketing)을 강화해야 한다. 보건의료 제도, 바이오헬스산업, 의료관광을 종합한 중장기 전략 수립이 요청된다.

지역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을 위한 혁신플랫폼 구축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맥킨지는 '세계화(globalization)'에서 '지역화(regionalization)'로의 변화를 넥스트 노멀(next normal)로 꼽았다. 국가별 각자도생의 생존 전략이 현안이 된 셈이다. 최근 국내 대-중소기업 간 위기 돌파를 위한 상생 방안이 협력사 경영 자금 지원부터 경영 노하우 전수, 기술 이전, 복지 지원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충북의 협력모델 창출에 힘써야 한다.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노근호 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겨울 대유행과 토착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4월 11일 자의 커버스토리는 '생존 비즈니스(The business of survival)'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의 관성과 통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고와 담대한 의지로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발 빠르고 강력한 대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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