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선거철이 되면 어김없이 날아온다. 그래서 정치인들을 철새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철새들이 어지간히 시끄럽다. 동네에서 돈 벌기 바빴던 철새, 아예 동네를 벗어난 철새,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 없던 철새들이 날아와서는 동네 일꾼이 되겠다고 입을 모은다. 정작 일꾼으로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이 철새들은 또 사방 흩어진다.

4월 15일 총선이 끝나자 거짓말처럼 시끄러운 철새들이 사라졌다. 이 철새들이 언제 다시 날아올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런데 안 왔으면 좋겠다. 시끄러우니까.

요즘 천안에 이상한 정치인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천안갑에 도전했다 실패한 신범철 미래통합당 후보는 주요 생활터전이 서울이다. 서울서 활동하던 정치신인이 천안이 고향이라는 이유로 천안갑에서 단수 공천을 받자 낙하산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낙선하면 서울로 돌아갈 철새로 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식구들과 함께 천안으로 내려왔다. 철새가 아닌 텃새가 되려고 말이다.

천안을에 도전했던 이정만 미래통합당 후보도 천안에 자신의 사무실 개소를 확정했다. 천안갑 출마 선언을 했다 정작 경선은 천안을에서 치렀던 이 후보도 낙선하면 떠날 인물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천안을에서 진짜 천안사람이 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도 고향인 천안에 남았다. 당내 지지도 1등임에도 경선 기회마저 가지지 못했던 그로서는 정치 데뷔 무대였던 미래통합당이, 또 천안이 싫을 만도 한데 천안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며 남았다.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천안 3개 지역의 국회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차지다. 사실 천안이 보수에게 그닥 녹록한 곳이 아니다. 성향에 따라서 천안에 남은 이들 보수 정치인들을 달갑게 보지 않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지역에서 어떤 활동과 결과를 이끌어낼지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건 텃새가 되겠다고 남은 철새들이 오랜만에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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