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경제부

청주 구도심 유일의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청주점'이 끝내 문을 닫았다. 구도심의 상징적인 백화점 폐점 소식은 이곳 '성안길'의 쇠퇴를 표면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2000년도 초반만 해도 '청주 성안길'은 지역의 패션·잡화를 비롯해 충북 최초 멀티플렉스인 '쥬네스' 등을 중심으로한 소비의 중심지였다. 주말이면 옷과 신발, 화장품 등 패션·잡화를 사기 위해 이곳을 걷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런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도 들어 대농지구에 현대백화점 충청점과 롯데아울렛이 개점하면서 일부 브랜드가 유출됐다. 여기에 정보통신 발달로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패션 잡화의 주 소비층인 10~20대층 이곳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실상 구도심의 중심상권이라는 명목만 남아있던 상태다. 이 마저도 수년째 눈에 띄게 늘어난 공실들로 위태로운 상태다.

영플라자 청주점의 폐점설은 이미 수년전부터 떠돌았다. 오래전부터 건물 임대자를 물색하는 등 활용방안에 대해 지속적인 내부검토가 진행됐다. 여기에는 예년같지 않은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이유지만 유동인구 감소에 따라 입점할 매리트가 크게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일각에는 이를 비난하기도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손해를 보면서 운영을 강행할 수는 없다. 특히 이 같은 몰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다시 말하자면 상권이 몰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수 많은 상권들이 있다. 이들은 '핫 플레이스'로 불리면서 임대료 등 천정부지로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러나 소비트렌드는 빠르게 변한다.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도 소비자들은 냉정하게 외면해 버린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완종 경제부

반면 '성안길'은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프리미엄이 붙은 높은 임대료와 이를 감내해야하는 입점 상인들의 매출은 반비례하면서 상권의 쇠락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몰락의 이유를 외부적인 요인에서 찾기보다 먼저 내부를 돌아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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