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노학 충북도의회 총무팀장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인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2개월 여 만에 비로소 한자리수가 되는 등 점차 사회적인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전 방역조치, 사재기 등 혼란 없는 국민 의식수준은 전 세계의 모범사례로 인식되며, 연일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드높이고 있다. 많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과 국난극복의 나라사랑 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불가피한 공공서비스의 중단이 사회적 약자 보호와 지역사회 돌봄 노력의 결실 과정에서 벌어진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각 마을별로 어르신들의 사랑방이자, 사회활동의 구심점이던 경로당을 비롯하여, 노인복지의 첨병에 서서 예방적 복지와 여가활용을 담당하던 노인복지관 마저도 굳게 빗장을 걸어 잠근 지 오래다. 코로나19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하고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층에 훨씬 치명적이기에 취할 수 밖에 없던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지만, 노년층 특히 사회적 고립이 심각한 독거노인에게 주는 상실감과 이들의 사회적 안전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와 충북도는 이런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령 어르신들의 돌봄이 중단되지 않도록 권장하고 복지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과 시도들을 통해 극복해가고 있다.

돌봄서비스를 통해 생활관리사가 주 2, 3회 방문·확인하던 돌봄체계를 재택근무로 전환하여, 매일 안부 전화를 통해 확인하고 고립감을 느끼시지 않게 말벗을 해드리고 있다. 또한, 무료 급식 중단에 따른 대책으로 2천500여 결식우려 노인에게 주 1~2회 반조리 식품 및 대체식을 전달하고, 약 3천여 어르신에게 반찬배달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사회 각계의 온정과 봉사활동도 이어지며, 지역 어르신들의 보호와 안전에 지역주민 모두가 공감하고 동참하는 성숙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유례없는 높은 참여속에 이뤄진 지방선거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진이 요양원 환자들을 내팽개치고 달아나 수십명의 고령자가 숨지는 해외의 사례들과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격리 시설에서 끝까지 어르신들을 돌보는 우리나라의 요양보호사나 의료진의 모습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간 우리사회가 잊고 지냈던, 아니 어쩌면 이미 잃었다고 생각했던 많은 사회적 미풍양속과 선한 가치관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에게 시사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진단키트 개발, 사재기등의 혼란 없는 선진 시민의식, 안전하게 치뤄낸 총선 등으로 전세계에 모범을 보였듯이 이제 소외된 취약계층 및 노인에 대한 기초 안전망을 통한 지역사회 돌봄이 좋은 본보기가 될 차례라고 생각한다. 사스, 메르스의 교훈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밑거름이 되었듯이 이번 사태에 대한 경험은 세계적인 극찬을 받은 공공의료에서 한발 더 선진화된 지역의료 개념을 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박노학 충북도 노인장애인과 노인복지팀장
박노학 충북도의회 총무팀장

혹시 내 주위에 사회적 고립으로부터 안전에 취약한 어르신이 계신 것은 아닌지 살피는 지역사회의 슬기롭고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중요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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