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부

"이제 속이 후련하냐." 4억원 대 사기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마이크로닷 모친 김씨의 말이다. 진정한 사과를 듣겠다며 김씨가 탄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피해자들의 가슴은 다시 한 번 무너져 내렸다.

마닷 부모 신씨와 김씨는 '자신 가족들이 마녀사냥을 당해 고통받고 있다'고 느끼는 듯 했다.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자신들이 피해자인양 당당했다.

그들이 진정으로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재판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심 선고를 앞두고 마이크로닷은 피해자들을 만났다. 겉으로는 합의를 위함이었지만 실상은 재판에 유리하게 쓸 수 있는 증거들을 수집했다.

피해자를 만난 후 그들은 녹취록과 관련 "앞에 것은 쓰면 안 돼, 우리한테 불리해"라고 말했다. 재판부에 제출할 '합의를 위해 노력한 증거'를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

죄를 낮추기 위해 '가족'도 팔았다. 마닷 부친 신씨(징역 3년)는 "자신의 형 A씨에게 돈을 맡기고 갔는데 피해자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씨의 가족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A씨는 마닷 빚투 논란 초기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다수의 방송사와 실명 인터뷰한 장본인이다.

사업 파트너를 사기꾼으로 만들기도 했다. 사료업을 하는 B씨는 피해액을 증명하기 위해 거래장부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신씨부부는 '조작된 장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장부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는 피해자 동의를 얻지 않고 형사공탁을 걸어 '개인정보 도용'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이 사건은 제천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재판에서 불법과 거짓으로 일관한 신씨부부는 결국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꼼수를 훤히 드려다 본 듯, 선고에 앞서 이를 하나하나 지적했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부 기자

이제 신씨부부에게는 대법원 상고만이 남았다. 또 다시 유명로펌에 돈을 쏟아 부으며 거짓된 변명을 할지, 그 돈으로 피해자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할지 그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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