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재원 경제부장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노린다면 더는 오창을 '민망'하게 만들어서는 안 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 사회의 각종 문제 제기로 자존감을 구긴 오창에 방사광가속기를 보낼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입지 확정 때까지 오창을 가만히 내버려 두고, 응원만 해야 한다. 결과가 나온 후 새로운 문제나 케케묵은 사안을 꺼내 시끄럽게 해도 늦지 않는다.

지반 안전성은 물론 접근성, 여기에 인근 연구단지와의 연계성, 활용성, 응용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오창은 입지 최적지로 꼽히지만, 이면의 이미지는 어떠할까.

유치를 염원하는 청주시민들도 오창하면 가장 먼저 소각장, 매립장, 악취, 불법행위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동안 주민 등 지역 사회의 문제 제기로 불거진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 같은 제보와 개선요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시민의 당연한 목소리이자 권리다.

일단 지역에선 이미지가 어떠하든 오창을 아끼고 잘되길 바라지만 외부에선 그렇지 않다.

청주 더 나가 충북이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선언하면서 경쟁 지역은 물론 이밖에도 오창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관심은 궁금증을 나으니 이를 해소하려면 당연히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오창을 검색할 것이 분명하다. 오창이 어디에 있고, 어떠한 동네인지 찾아보고 언론사에서 다룬 기사도 읽어볼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오창 검색 결과는 그동안 지루하게 이어졌던 소각장·매립장 문제와 이와 관련한 불법행위, 악취 민원 등이 주를 이룰 것이다.

자칫 유치 경쟁을 벌이는 다른 곳에서 '문제가 많은 시끄러운 동네'로 단정 짓고, 방사광가속기 부적합 환경이라는 섣부른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오창이 가진 지반 안전성, 관련 인프라, 인적자원 등을 내세우면 이 같은 약간의 흠집은 문제 될 게 없고, 약점도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만의 생각이다. 현재 유치 경쟁에 뛰어든 다른 지역도 안전·인프라·교통·연계성 등 자신의 가진 모든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또한 각계각층의 여론을 결집해 유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솔직해지자면 오창과 크게 차이는 없다.

다들 비슷한 조건이라면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 정부의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조금이도 오점이 남거나 트집 잡히지 말아야 한다.

사기업 논리를 적용하면 사업 물량을 발주하는 데 경합 업체의 기술력 등이 동등하다면 이왕이면 경영주 평판이나 회사 이미지를 제대로 관리한 곳과 계약할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미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최근에는 시의회에서 오창에서 벌어진 문제를 또 지적했다.

오창의 한 입주 기업이 수년 전 공장 증축 후 주차장 확보를 위해 시유지 일부를 주차장으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시가 주차장 사용 허락 후 임대료를 받지 않아서다.

시청 입장에서는 기업 유치와 지원 차원에서 배려해 준 적극행정이지만, 해당 시의원 눈에는 엄청난 특혜로 보인 듯하다.

기초의원 입장에서는 당연한 의정활동이지만, 유치 건의문까지 채택해 놓고 오창 기업과 시청 간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미지를 깎아내릴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박재원 경제부장

방사광가속기 입지 확정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라도 오창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시청 기획 부서는 지금이라도 오창의 장점을 부각할 다양한 내용을 홍보해야 한다. 적어도 시민들 입에서 오창 당위성이 술술 나올 정도로 오창을 포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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