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보고되고 4개월이 지난 지금 우한시는 확진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믿을 수 있는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가 우한시를 봉쇄했고 이제 그 봉쇄를 해제 했다. 우한은 중국의 공업도시다. 우한은 반도체와 철강,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지만 도시가 봉쇄 되면서 경제 활동은 완전히 멈추다시피 했다.

중국이 고속 질주하던 경제성장을 멈추고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죽하면 대한민국의 하늘이 맑아졌다며 중국의 공장들이 문을 닫았기에 그런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다. 우리도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게 뻔하다.

국내에서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된 사람은 중국 국적의 우한시 거주 여성이다. 입국하면서 유증상자로 분류되어 검사를 받았고 1월 20일 확진자로 확정되며 감염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세계 유수의 나라들이 초기에는 한국인을 입국 거부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우리를 불쾌하게 했다. 중국에 이어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우리는 검사대상자를 제한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많은 확진자를 가려낼 수 있었고 결국 지금은 확진자 순위나 사망자 순위에서 보이지 않을 만큼 밀려나 있어서 오히려 자국 내의 감염 우려를 걱정하며 한국으로 입국하려는 이들이 느는 상황으로 변했다. 우리의 의료진들이 큰일을 해낸 것이다.

국내 경제는 심각할 정도로 타격을 입고 있다. 외출과 여행 자제가 골목 상권과 지역 경제를 얼어붙게 했다. 특히 중소 자영업자의 매출이 급감했다고 아우성이다. 실제로 전통시장에 나가보면 발길이 뜸한 걸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소비가 줄었으니 내수가 활성화될리 만무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소비가 가능한 형태로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소비로 이어지는 지급이어야 한다.

재난지원금을 저축하게 해서는 지원의 의미가 퇴색될 뿐이다. 소비가 있어야 시장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뻔한 사실 아닌가. 정부는 정부 예산의 조기 집행을 독려하고 공무원의 맞춤형 복지 포인트라도 소비로 연결되게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정책을 선언했다. 실행을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중요하다. 망한 기업에 재정지원이 무슨 소용인가. 그 전에 지원이 가능해야 한다.

서두르다보면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서둘러야 일자리가 지켜지고 기업이 기사회생할 수 있다. 지금은 저축할 때가 아니다.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으로 국가의 위기를 구할 수 있음을 국민이 믿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지도자의 진정한 리더십의 발현이다.

변해도 정말 많이 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제 유가를 깎아내리더니 '마이너스 국제 유가' 사태로까지 에너지 업계를 내몰았다. 전 세계가 움직이지 않으니 기름이 소비될 리 없다. 에너지 업계는 줄도산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난리다. 미국의 석유 산업은 이미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 20일에는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이 마이너스 37.63 달러를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유럽도 문을 걸었고 미국도 그렇다. 이제 인적 교류가 뜸해지고 결국 물적 교류가 줄게 되면 세계 경제가 쇠퇴할 게 아닌가. 그 여파는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미칠 것이다. 우리는 수출을 통해서 경제적 부를 축적한 나라이기에 더욱 그렇다.

변했다. 이제는 악수하려 하지 않는다. 스킨십이 일상인 서구권도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의 교육계도 변했다. 재택수업을 하고 있다. 우리도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모두 온라인 수업이다. 이런 일이 없었다.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들여 놓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렇게 밀어 넣었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변한다. 경제도 문화도 교육도 모두 변하게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도 바꾸게 하고 있다. 살아남으려니 별도리가 없다. 변해야 한다면 변할 수밖에, 어쩌랴.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