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8일 등교 개학을 한 가운데 청주 운천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칸막이가 있는 책상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 김용수
등교개학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아직 안심하거나 긴장을 늦출 정도는 아니지만 코로나19가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봄기운이 외부활동을 부추기고 두달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일부 느슨해진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동안 펼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반작용도 있겠지만 일상으로의 복귀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코로나 경제 한파로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더해지면서 이제 생활방역을 준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국내 발생 100일을 넘기며 맞는 달라진 풍경이다.

이런 분위기속에 가장 먼저 기지개를 켜는 곳은 교육분야다. 세차례의 연기에 이어 마지막에는 원격수업을 통한 온라인 개학을 선택할 정도로 조심, 또 조심을 해온 일선학교가 그 현장이다. 이를 통해 사상 초유라는 말이 이제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교육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급작스러운 결정으로 인한 걱정에 비해 그런대로 큰탈없이 운영되고는 있지만 불거진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준비가 안된 초유의 상황이다보니 적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그런 만큼 구성원들은 한결같이 학교 문이 열리기를 손꼽고 있다.

아직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다보니 등교개학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일부 학부모의 반대 목소리가 있지만 이제 등교개학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에서도 수일내에 이의 추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집단생활에 밀접 접촉이 불가피한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우리의 교육현실이 아직은 학교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으로는 다룰 수 없는 비교과 교육은 물론이고 교과 교육도 반쪽에 그치는 게 지금의 온라인 수업이다. 그렇다고 마냥 개선과 보완만 하면서 시간을 끌수도 없다.

많은 난관에도 어느덧 많게는 20여일, 적어도 열흘 가량 수업을 이어갈 정도로 온라인 개학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지적됐던 디지털 격차에 따른 학습결손 등의 문제는 쉽지않은 과제다. 수업의 질 향상, 학생들의 집중력 유지, 학생 평가와 저학년·특수교육 등에 대한 대책도 필요성을 확인했을 뿐이다. 대학에서는 원격수업의 명암에 따라 교육체계의 대변혁이 예고되기에 이르렀다. 교육체계 등 시스템 언저리에서 맴돌던 온라인이 시스템 중심부로 진출해 기본 틀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이런 흐름은 되돌릴 수 없기에 충격을 줄이고 안착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당장 학교내 교육이 발등의 불이다. 모든 학교가 온라인 개학에 따라 학사일정 편성을 마무리했다. 더 이상의 변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등교 시작전에 준비가 안된다면 1년 농사가 다 무너지게 된다. 학년별 순차 등교, 2부제 수업, 등교시간 조정과 더불어 원격수업 병행은 불가피하다. 시한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반쪽 등교를 통해서라도 학교가 제기능을 하고, 차별없는 여건속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입은 피해는 지금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부족함이 없게 철저하게 준비하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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