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류근홍 청주교통(주)대표이사·법학박사

늦은 봄과 초여름이 교차하는 날씨속에 아침 일찍 회사에 들어서자 코로나19로 3주째 멈춰선 15대의 회사 시내버스가 밉고 보기 싫다. 기약 없고 대책 없는 휴차이기에 마음은 더 무겁고 답답하다.

지난 2월 중순부터 태풍처럼 몰아닥친 코로나19로 자영업과 모든 산업이 급속히 경영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시내버스 업계도 매일 매일 불안과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 초 우리 회사도 계약직 2명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코로나19의 현실앞에 순응하는 그들의 모습에 원망도 책임도 아닌 마음만 아프다. 엄청난 전염력의 코로나19 앞에서 우리 모두는 너무도 무력하다.

지난 3월과 4월 우리 시내버스의 운송수입은 예년에 비해 노선별로 약 45~60% 이상 감소해 400대 중 99대가 운행을 감축하였다. 승객 감소가 원인이라지만, 코로나 전염예방을 위한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사회활동과 이동자제 등에 따른 당연함이다. 버스업계뿐만이 아닌 모든 산업의 경제활동을 코로나19가 덮은 것이다. 수많은 자영업자와 저소득 근로자들은 벼랑에 몰렸다.

멈춰선 시내버스는 종사원들의 가정생활도 멈춰 세웠다. 회사 경영의 어려움이 곧 종사원들의 생활고와 직결된다. 물론 감회운행으로 인해 비록 소수라지만, 버스승객의 교통불편 역시 매우 심각하다.

버스운전 종사원들의 고용불안이 이미 한계치까지 와 있다. 하루하루가 버티기 경영이다. 4월말 현재 청주의 2, 3개 시내버스업체는 그 어느때 보다도 매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수익금 감소로 종사원들의 생계가 어려움을 겪자 청주시에서는 응급조치로 재정지원금을 선지급은 하였지만, 두 달을 버티기 힘든 현실에서 당장 5월 급여날이 다가와 걱정이 앞선다.

현재의 수익금은 차량운용비에도 미치지 못해 5월에는 임금분할지급도 불가능하다. 운행감회에 이어 직원들의 일부 급여 자진반납과 유·무급휴직 등의 애절한 몸부림 등 나름의 자구책도 현실에서는 감동도 못주고 대가적 가치도 모두 빛이 바래 흔적도 없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의 상처가 너무 깊어 국민 모두가 매우 힘이 든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깊게 파인 일상생활과 심리적 상처의 치유와 후유증이다.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은 피스톤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상호 탄력적인 힘을 발휘해 활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 경제와 사회생활의 조속한 회복이 간절하다. 그러기에 지금 우리 경제는 특단의 정부 선지원대책의 간절함과 맞물려 모든 업종에 대한 재정지원의 형평성 문제 또한 재원 마련 만큼이나 어려운 고민이다. 그래도 현재로서는 특별재난지원금의 지원이 매우 시급하다.

코로나19 퇴치는 아직은 낙관하기에 이르다고 한다. 방역당국이 권고하는 행동수칙 준수와 생활속 거리두기 등 개개인의 실천으로 코로나 퇴치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상대 없는 투쟁일지라도 최선을 다하자. 어쩔수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속에 자칫 방역체계의 붕괴가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 코로나 2차 대유행의 우려를 경고하고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류근홍 청주교통(주)대표이사·법학박사
류근홍 청주교통(주)대표이사·법학박사

코로나가 종식돼야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업계도 정상화된다. 다시한번 버스업계에 조속히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길 바란다. 또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복을 위한 일상의 빠른 정상화와 경제의 안정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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