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중국 대륙을 두번째로 통일한 한(漢)나라의 개국공신인 한신(韓信)이 한창 한의 고조(高祖) 유방(劉邦)을 도와 항우(項羽)와 싸우고 있을 때의 일이다. 제(齊)의 변사(辯士) 괴통이 찾아와 유방을 배반하고 독립하여 정족지세(鼎足之勢)를 이룰 것을 권하지만 한신은 유방과의 신의(信義)를 지켜 거절했다.

당시는 초(楚)와 한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던 상황이라 한신의 거취는 유방과 항우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괴통은 한신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권했다.

"천하가 처음 난을 일으켰을 때는 영웅호걸들이 연이어 크게 한 소리로 외치자 천하의 뜻있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합치고 안개처럼 모여들었습니다. 이때는 다만 어떻게 하면 진(秦)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느냐 하는 것만이 공통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천하가 초와 한의 둘로 나뉘어 서로 다투고 있습니다. 현재 한왕과 항왕의 두 목숨은 장군에게 달려 있습니다. 장군께서 한나라를 위하면 한이 이기고 초나라에 가담하면 초나라가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한신과 같이 저울대를 쥐고 있는 경우 즉, 쌍방의 세력이 팽팽할 때, 그 균형을 깨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 '거족경중(擧足輕重)'이다.

공자(孔子)가 신의(信義)의 중요성에 대하여 한 말에 의하면 진(晉)의 문공(文公)이 원성(原城)을 열흘간 공격해서 함락하지 못하면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열흘이 되자 점령을 눈앞에 두고도 돌아갔다. 그러나 문공의 신의에 감동한 원성의 주민들과 이웃 위나라까지도 항복하였다. 이는 오직 신의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인간은 손에 작은 것을 잡고 있으면 더 이상 아무 것도 잡을 수 없지만 손을 비우면 다른 더 큰 것을 잡을 수 있다. 신의를 얻고자 하면 무엇인가를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나의 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최대한의 신의를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버리고도 내가 버렸다는 사실을 잊어야 한다.

우리는 며칠전 국가미래를 담보하는데 있어 중요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 국회의원이 누구이고 무슨 일을 하는가? 국가대사를 다루면서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인물이 아닌가? 그가 어디에 발을 놓는가에 따라 국가 전체의 명운이 갈릴 것이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뽑힌 많은 국회의원들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고민을 거쳐,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 지에 대해 보다 신중한 인물이었으면 한다.

새롭게 열리는 21대 국회를 보면서 몇가지 기원을 해본다. 선거때 한 표를 얻기 위해 간절하게 골목 곳곳을 누비던 간절했던 마음, 초발심을 잊지 마시고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많이 애써주시기 바라고, 높아진 시민의식수준과 달리 격렬하고 자극적이었던 20대 국회를 반성하고 더 이상 국민이 국회를 걱정하지 않도록 해주시길 당부드린다.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또한 정당이라는 지협적인 사고를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상생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바람직한 국회,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고 편을 가르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절충점을 찾는 중도의 국회가 돼주시길 바란다.

끝으로 국민의 바람처럼 간절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국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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