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향 그윽 품고 100일 기다림 "과연 名酒로다"

[중부매일 이병인 기자] 우리의 전통 민속주 가운데는 저물녁에 술을 빚기 시작해서 새벽 닭이 울 때 완성되는 술이 있는가 하면, 석달 열흘, 아니 3년이 걸리는 술도 있다. '백일 동안 술을 익힌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의 계룡백일주는 명산인 계룡산의 이름을 앞에 따 왔으며, 충청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복남(80세)씨가 그 기능보유자이다. 국가지정 명인 제4호로 지정된 계룡 백일주(30%, 40%)는 일명 "백일소주(옛명칭)"라고 불리우며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던 궁중술로 선조들의 뛰어난 양조 문화의 맥을 이어오는 한국전통민속주다. 계룡백일주는 찹쌀, 백미, 누룩, 솔잎, 오미자. 진달래꽃, 재래종 국화꽃을 재료로 빚어 증류시켜 여기에 벌꿀을 넣어 만든 민속주로 은은한 향(솔잎, 국화꽃향등)과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또한 오래될수록 맛과 향이 더욱 좋아지며 영구 보존이 가능한 제품이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계룡백일주(16%)는 일명 신선주라고도 불리며 색향미가 독톡한 고급약주로 순우리 국산원료인 찹쌀, 백미, 누룩, 재래종 국화꽃, 오미자, 진달래, 솔잎을 재료로 저온에서 장기간 발효 숙성시켜 향긋한 향과 마실 때 부드럽고 진한 감칠 맛이 특징이다./ 편집자

백일주(百日酒)는 술을 빚는 데 100일 정도 걸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백일주에 대한 기록은 '규곤요람'을 비롯한 전남, 경북, 충남 지역의 종가 등에서 오래 전부터 가양주(家釀酒)로 빚어왔으며 전통적으로 백일주는 대부분 겨울에 빚었다.

100일간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보면 백일주는 저온 장기 발효주로, 세 차례에 걸쳐 빚는 삼양주(三釀酒)가 주류를 이룬다.

규곤요람에서는 백설기(흰무리)를 지어 밑술을 빚고, 36일 후에 재차 백설기로 덧술을 빚는 이양주법의 방문(方文)으로 되어 있다.

전남 고흥과 충남 공주의 백일주는 죽(밑술)과 고두밥(덧술)으로 빚고, 경북의 백일주는 고두밥으로만 빚는 이양주법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백일주 중 지금까지 전통 방식대로 빚고 있는 대표적 백일주로 '계룡 백일주'를 꼽을 수 있다. 충남 공주 연안이씨 묵재(默齋) 이귀(1557~1633) 종가에서 전해져온 가양주다.

▶궁중에서 빚던 술 제조법을 전수한 '계룡 백일주'

인조 반정 성공 후 이귀의 공을 치하하면서 그 선물로 궁중에서 빚어 사용하던 백일주도 하사하고 술과 함께 그 제조기법도 연안이씨 가문에 전하며 술을 빚어 먹도록 허락했다.

이귀의 부인인 인동장씨가 왕실에서 전수한 양조비법으로 술을 빚었는데, 솜씨가 좋았던지 궁중에서 하사한 술보다 맛이 더 좋아 그 술을 오히려 다시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이후 연안이씨 가문에서 백일주는 며느리들에 의해 대를 이어 지금까지 400여년 동안 빚어오고 있다.

가문의 제사 때 제주로 올리고, 또한 손님에게 내놓는 술상에 올려 손님들의 탄성을 자아내왔다.

이귀 가문의 이 술은 1989년 12월 충남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되면서 '계룡 백일주'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이귀의 14대손 이횡의 부인 지복남(1926~2008)이 그 기능보유자로 등록되었다.

지복남은 1994년에는 전통식품(계룡 백일주 제조기능) 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지복남의 아들이자 이귀의 15대손인 이성우씨가 그 전수자가 되어 충남 공주시 봉정동(봉정길 32)에서 계룡 백일주를 빚고 있다.

이성우씨는 이귀 종가의 종손은 아니나, 종손 집안에 대가 끊겨 양자가 들어오는 등의 과정에서 가문의 가양주 제조법은 이씨의 조부 때부터 이씨 집안에서 전수해 빚어오게 되었다.

▶국화, 진달래꽃, 오미자, 솔잎 사용해 100일간 발효

계룡 백일주는 재래종 국화와 진달래꽃, 오미자 열매, 솔잎을 재료로 사용, 밑술과 덧술, 숙성 과정을 거치는 데 100일 정도 걸려 술이 완성된다.

재래종 국화는 서리가 내린 후의 꽃을 사용하고, 솔잎은 5~6월에 채취한 것을 사용하고 진달래꽃은 봄에 채취해 말려두었다가 사용한다.

발효 기간은 계절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나며 이런 과정을 거쳐 16도의 감칠맛 나는 약주인 계룡 백일주가 완성된다.

옅은 황금 빛깔도 좋고, 맛도 부드러우면서도 여러가지 향이 섞여나는 오묘한 향기가 은은하게 감돈다.

40도와 30도 증류주(소주)도 생산한다. 술은 보통 봄과 가을에 한 차례씩 담근다.

계룡 백일주 안주로는 참죽나무 순을 이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진달래(봄)와 황국(가을) 꽃잎을 찹쌀가루, 계피와 함께 지진 화전도 안주로 올랐다.

이성우 대표

▶대표이사 이성우

"충남무형문화재 제7호 와 국가지정 명인 제4호로 지정된 계룡백일주는 400여년간 대대로 내려온 한국의 명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양주에 뒤지지 않도록 맛, 질, 품위로 세계 제일의 술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룡백일주는 전국의 유명백화점, 대형할인점, 농협, 공항면세점, 전국 우체국에서 주문판매되고 있으며 97우리 농림수산식품 품평회 민속주 부문 "대상"을 (국무총리상)수상하여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 받고 2005년 청와대 선물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50여년간 계룡백일주 만드는 데만 인생을 받쳤으며 앞으로도 주질 향상에 노력하여 색, 향, 미 등 모든 부문에서 한국제일 세계제일의 계룡백일주(16%, 30%, 40% )가 되도록 계승발전 시켜나가겠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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