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백근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생명력이 충만한 싱그러운 계절 5월이 시작된지도 며칠이 지났다. 5월의 아름다음은 이 즈음의 자연을 예찬한 김영랑의 시를 봐도 알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주의가 여전히 필요한 시점이지만, 마음만은 가족들과 함께 산과 들로 뛰어다니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말 '부처님오신날'부터 시작됐던 황금연휴에는 유명 관광지 숙박업소의 예약들이 진작에 다 찰 정도로 가정마다 모처럼 활기찬 시간들을 보냈다.

이달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미국의 '미시간대 부설 복지정책 및 혁신연구소'가 2019년 3월 미 전역 2천51명의 50~80세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 노인 4명 가운데 1명은 다른 사람들과 고립되었다고 느끼고 있으며 3명 중 1명은 정기적인 교우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이 좋지 않다는 느낌, 신체적·정신적 실제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청력의 감퇴를 겪는 사람들일수록 더 고립감과 주변에 친구가 없다는 외로움을 호소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2018년 노인의 날(10월2일)을 맞아 실시한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서도 한국 노인 4명 중 1명은 고독사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노인도 4명 중 1명에 달했다.

의료업에 종사하는 지인에 의하면 코로나로 인해 요양원 방문이 일절 금지되자 상태가 나쁘지 않았던 노인들이 갑작스레 건강 악화로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자주 찾아오던 가족들의 방문이 끊기면서 심리적으로 고립감을 느껴 건강이 악화된 것은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가족과 요양원 직원 등이 코로나로 인한 비상상황을 아무리 설명해 드린다 하더라도 마음으로 느끼는 고립감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백근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백근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싱그러운 5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낄 수 있는 노인, 바로 우리 부모님께 더 자주 연락을 드리고 함께 할 수 있는, 진정 '아름다운 5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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