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주중동 주공아파트 인근 100여종 심고 꽃길 조성

안선희 청주시 금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이 청주시 주중동 주공아파트 1단지 가기 전 상가 건물과 주택을 이어주는 도로 주변에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어 주민들에게 꽃길을 걷는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 김용수
안선희 청주시 금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이 청주시 주중동 주공아파트 1단지 가기 전 상가 건물과 주택을 이어주는 도로 주변에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어 주민들에게 꽃길을 걷는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삭막한 회색 시멘트 길을 알록달록 예쁜 꽃으로 꾸며 주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다.

안선희 청주시 금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은 2015년 봄부터 안씨의 사유지인 청주시 주중동 주공아파트 1단지 가기 전 상가 건물과 주택을 이어주는 330㎡(100여평) 주변에 여러 종류의 꽃과 나무를 심어 꽃길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부터 꽃길을 조성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2014년 안씨의 주중동 사유지 인근은 택지개발이 한창이어서 그 주변으로 쓰레기가 쌓여갔다.

하루이틀 지나다보니 쓰레기를 치우는 것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안씨는 '생각의 전환'을 한 것이다. '예쁜 꽃이 있으면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지?'라는 생각에 100여종이 넘는 나무와 꽃을 구입해 하나하나 가꾸기 시작했다.

이렇게 2015년부터 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금천동에서 주중동을 찾아 쓰레기도 줍고, 물을 주고, 정성으로 꽃길을 조성했다.

안선희 청주시 금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이 자신이 가꾼 꽃길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안선희 청주시 금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이 자신이 가꾼 꽃길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청주시에서 실시한 '2015 꽃 피는 청주 게릴라 가드너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건강한 청주를 만들고 그 아름다운 모습이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미선나무가 꽃을 터트리기 시작하면 파꽃, 수선화, 박태기 나무, 산앵두, 옥매화, 매발톱, 영산홍, 으아리, 인동초, 조팝나무, 배롱나무, 대추나무, 석류나무, 나무수국, 목단, 작약, 장미, 능소화, 국화, 코스모스까지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길을 만날 수 있다.

주변 아파트나 인근 주민들은 "삭막한 시멘트 길을 예쁜 꽃으로 가꿔줘 너무 고맙다"며 "멀리 나가야만 볼 수 있는 꽃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일부러 이쪽 길로 돌아 지나간다"고 밝혔다.

안씨는 이렇게 주민들이 기뻐하고 고맙다는 말을 할 때 가장 보람된다고 전했다.

안씨는 "어떤 어르신들은 이 길을 지나가면 어린시절, 학창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하실 때도 있고 소풍 나온 기분으로 잘 쉬다 간다고 하실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안씨는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꽃나무 사이에 원목 테이블 3세트와 벤치를 제공해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나무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벤치는 '연인석'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또 번식력이 강한 꽃은 주민들과 서로 나누며 행복을 공유하고 있다.

안선희 청주시 금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이 청주시 주중동 주공아파트 1단지 가기 전 상가 건물과 주택을 이어주는 도로 주변에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어 주민들에게 꽃길을 걷는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 김용수
안선희 청주시 금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이 청주시 주중동 주공아파트 1단지 가기 전 상가 건물과 주택을 이어주는 도로 주변에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어 주민들에게 꽃길을 걷는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 김용수

안씨는 "새로운 꽃을 심으면 내년에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까 마냥 기다려지고 설렌다"며 "좋은 마음으로 행복을 가꿨더니 좋은 기운이 오는걸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사람이나 식물세계나 모두 같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정성을 쏟고 관심을 갖는 만큼 가꿔진다는 것을요. 처음에 그 쓰레기들을 방치했다면 오늘의 이런 공간은 없었을 거에요. 원인없는 결과는 없어요. 앞으로도 나누는 삶,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는 "이곳에 와서 나무와 꽃을 보살피고 있다보면 명상이 따로 없고 힐링 그 이상의 좋은 기운을 받아간다"며 "특히 요즘 코로나19로 혼자만의 시간, 단절의 시대에 살고 있는 주변인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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