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코로나19 판데믹'이 우리나라를 덥친지 벌써 100일도 더 지났다. 그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학교의 개학도 연기되고 각종 모임이 정지되면서 사람들은 가족들과 주로 생활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기간에 가정폭력이 소폭 늘어났다는 방송을 듣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연설에서 어려운 이 시기에 '가정의 폭력이 없어지는 평안을 기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프랑스 속담에 '못난 새가 자기 집을 더럽힌다'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평생 살고 아껴야 할 자기 가정을 더럽히는 것은 정말로 바보같이 어리석고 못난 일을 하는 것이다.

지금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 날', 8일은 '어버이 날', 11일은 가슴으로 낳는 아기를 만나는 '입양의 날'이었으며, 18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이처럼 가정의 중요한 행사가 몰려 있기에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른다. 주위 산천이 긴 동면을 벗고 신록으로 무성해지는 탄생과 활력이 넘치는 것과 같이 출생, 성장, 사랑으로 풍성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하는 소망에 따라 가정의 달이 만들어 진 것이다.

동물 가운데에 늑대는 그 눈빛을 보면 아주 표독하고 잔인한 육식 동물이다. 그러나 늑대는 평생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아주 가정적인 동물이다.

수컷은 사냥을 주로 하고 암컷은 육아를 담당하며 한 쪽이 죽기 전에는 절대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 한 쪽이 죽어 재혼을 하더라도 기존 배우자의 새끼를 끝까지 책임지고 키운다.

동물의 왕국에서 보는 펭귄의 가족애는 눈물겹다. 배우자와 새끼를 위해 수십 킬로미터를 뒤뚱거리며 걸어가고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오는데 그동안 한 쪽은 영하 30~40도의 혹한과 강풍에 수십 일을 꼼짝 않고 새끼를 품안에 넣고 기다리고 있다.

우리 부모님, 옛날 어른들이 가장 즐겨 쓰던 말, 그리고 웬만한 집의 안방에나 대청마루에 흔히 걸려 있던 단어가 있다. 바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기 위해 수 천리를 헤매고 다니다 눈물만 머금고 온 사내가 자기 집 처마 끝에 앉아 있는 파랑새를 보고 땅을 치고 후회하였다는 옛 우화의 일은 되풀이 되지 않아야겠다.

가정의 달.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내 가정이 소중한 것처럼 남의 가정의 소중함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요즈음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거의 100%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들이 마스크를 쓰는 변을 들으면 나보다는 더 소중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이며, 혹시 내가 만에 하나 남에게 피해를 입힐까 두려운 마음에서 불편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가정과 이웃사회를 배려하는 정신이 AC19(After COVID-19)이후에도 우리 사회에 정착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 물러난 것은 아니다.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가정의 달 5월이기에 더욱 더 가정이 단합하고 서로 사랑하여 이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길 기도한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또 개인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인간사회의 가정, 지구 공동의 집인 지구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더욱 깊어지는 시대가 된다면 이번 코로나를 기회로 하여 지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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