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보금 서원보건소 코로나19 대응지원팀

작년 이맘때엔 무심천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아래에서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이번 해 봄은 모두에게 조금 특별했다. 너나할 것 없이 마스크를 낀 채 노란 재킷을 입은 공무원의 통솔 하에 2m씩 거리를 두며 벚꽃 구경을 하는 생소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나의 공직생활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통을 시작으로 보건소로 파견을 나오게 되었고, 레벨 디(level D) 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검사시설도 열악하고, 추운날씨에 난로하나에 의지하며 일하다 보니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간호직 공무원으로써 해야 할 일이었고, 나뿐만이 아니라 보건소 전 직원이 고생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함께 재난상황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매일 선별진료소와 대응지원팀에 근무하면서 만난 모든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 서로를 다독여주는 동기들이 있었기에 더 힘을 낼 수가 있었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의 방식이 도입되면서 검사 대기시간 및 검사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의료진들의 체감 피로도 또한 줄어들었다. 그리고 K-검사키트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자부심도 느끼게 되었다.

연중무휴, 공휴일도 없이 돌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다 보면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청주시민들이 직접 만든 쿠키, 수제청, 커피 등을 주시면서 건네는 위로와 감사의 한마디가 다시 한 번 우리들을 일으켰다. 또한 갖은 민원 대응을 하다보면 짜증을 내는 시민들도 많지만, '수고 하십니다', '감사 합니다'라는 민원인들의 한 마디는 나의 마음을 다잡게 했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재난상황을 극복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느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변경된 지침 속에서 코로나의 종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이 바로 소중했던 우리들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서로 배려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두기, 손 씻기, 기침할 때엔 옷소매로 가리기, 매일 2번 이상 환기와 주기적 소독,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의 개인방역 5대 기본수칙을 준수하고, 65세 이상 어르신 및 고위험군은 만성질환 약 복용 잊지 말기, 집에 머무르기, 아플 때는 보건소에 연락하고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기, 외출 시 2m 거리두기가 어려운 밀집·밀폐된 장소 가지 않기, 가족 및 가까운 사람과 자주 연락하기 등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보금 서원보건소 코로나19 대응지원팀
남보금 서원보건소 코로나19 대응지원팀

'생활 속 거리 두기'는 방역과 일상생활을 양립하자는 취지로 추진하는 것으로 기존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 언제든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만 아니면 돼' 또는 '나는 아니겠지'하는 안일한 마음을 갖지 말고, 개인과 사회가 함께 노력하여 고난을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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