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참여·설계로 충북발전 선도하는 '싱크탱크'

출범 30주년을 맞은 충북연구원 (왼쪽부터) 홍순기 초대원장과 정초시 현 원장, 창립멤버인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원장, 김진덕 충북연구원 경제학 박사가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충북연구원은 충북도민을 위한 종합정책연구기관으로 1990년 5월 15일 전국 최초로 충북도와 시·군, 지역 기업들이 공동출연해 설립됐다. / 김용수
출범 30주년을 맞은 충북연구원 (왼쪽부터) 홍순기 초대원장과 정초시 현 원장, 창립멤버인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원장, 김진덕 충북연구원 경제학 박사가 청주시 문화동 신청사 앞에서 '덕분에' 수화 동작을 하고 있다. 충북연구원은 충북도민을 위한 종합정책연구기관으로 1990년 5월 15일 전국 최초로 충북도와 시·군, 지역 기업들이 공동출연해 설립됐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도 싱크탱크'인 충북연구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1990년 5월 15일 '충북경제연구소'로 출발해 30년간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며 충북 발전의 로드맵을 제시해왔다. 충북연구원 홍순기(89) 초대원장, 창립멤버인 노근호(63) 충북과학기술혁신원장과 김진덕(60) 충북연구원 박사, 정초시(66) 현 원장을 만나 충북연구원의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충북연구원 로고
충북연구원 로고

충북연구원은 전국 최초 지자체 출연연구기관이다. 1990년 전국 최초로 충북도와 시·군, 지역의 기업들이 공동 출연해 설립한 종합정책연구기관이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14개의 지방연구원이 있는데 출발이 가장 빨랐다. 선도적이었다.

◆과거: 도청 신관 12평에서 5명으로 시작

1995년 '충북경제연구소'에서 '충북발전연구원'으로 명칭변경후 현판식 모습. / 충북연구원 제공
1995년 '충북경제연구소'에서 '충북발전연구원'으로 명칭변경후 현판식 모습. / 충북연구원 제공

출발은 미약했다. 연구인력은 노근호 원장과 김진덕 박사 둘뿐이었다. 사무국까지 총 5명.

셋방살이를 하며 자주 이사를 다녔다. 충북도청 신관 4층 경제과와 관광과 사이 6평 짜리 사무실 2칸에서 시작해 청주 성안길 지금의 롯데시네마 자리, 충북도청 내 농협건물 2~3층으로 잇따라 옮긴뒤 성안길내 대우증권빌딩 4~5층을 거쳐 청주시 문화동 옛 적십자혈액원 건물에 입주했다가 2018년 12월 신청사를 지어 독립했다.

정초시 충북연구원 원장./ 김용수
정초시 충북연구원 원장./ 김용수

"초창기에 6평 짜리 사무실 2칸을 썼는데 지금은 박사 연구실 하나가 6평이에요. 지금 청사 전체가 1천200평이니까 면적은 100배가 늘었네요."(정초시)

"설립 당시는 지방자치시대를 앞둔 관선시대였어요. 민선을 앞두고 지역의 싱크탱크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충북연구원이 설립된 것은 의미가 있어요. 충북이 생긴 이후 대구경북, 광주전남 개발연구원이 생겼고 이듬해부터 전국으로 확산됐어요."(김진덕)

"1990년 개원 당시에는 개발의 시대였는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연구원을 만든 것이 특이해요."(노근호)

90~93년 초대원장을 맡았던 홍순기 1대 원장은 당시 충북도 부지사였다. 충북연구원 설립 제안자이자 충북도의 산증인이다. 충주가 고향인 홍 원장은 58년 충북도에서 촉탁(임시직)으로 공직을 시작해 건설국 관리과, 기획담당관, 중원군수, 내무국장, 충주시장, 충북도 기획관리실장, 청주시장을 거쳐 충북도 부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내무부(현 행정안전부)에 통계계 신설을 제안해 초대 충북도 통계계장도 지냈다.

역대 원장을 보면 1대 홍순기, 2대 황낙연, 3대 나기정, 4대 한대수, 5~6대 이태일, 7대 이재충, 8대 이수희, 9대 박철용, 10~11대 정낙형, 12~13~14대 정초시 원장이다.

◆네 차례 기관명칭 변경… 시대상 반영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원장. /김용수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원장. /김용수

'충북경제연구소'로 시작해 1994년 12월 '충북개발연구원', 2011년 4월 '충북발전연구원', 2016년 4월 '충북연구원'으로 네 차례 현판을 바꿔 달았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서였다.

"기관명칭에서 성장과정이 나온다고 봐요. 연구의 범위가 시대상황을 반영해 '경제', '개발', '발전'으로 변화했고 이제는 지역의 전반을 다루는 종합기관으로 성숙해진 거죠."(노근호)

"충북연구원은 지역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일에 관여했고, 지역의 기관 설립에도 관여했어요. 오창·오송 산단 개발계획, 오송역 유치 및 역세권 개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충북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조성 계획 등을 비롯해 신용보증재단·테크노파크·인재양성재단·충북개발공사 등에 대한 설립 타당성조사 등을 맡아 지역의 기관 설립에도 직·간접 연구를 수행했어요."(김진덕)

충북연구원 첫 성과물은 개원한 그해 나온 '경제실상진단'이다. 3개월간 꼬박 공들여 준비했고 발표회까지 가졌다. 통계를 활용한 첫 연구이기도 했다. 노 원장·김 박사는 당시 통계자료를 모으고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6평짜리 사무실에 '자료실'을 마련해 각종 자료들을 차곡차곡 모셔놓았었다.

김진덕 충북연구원 경제학박사. / 김용수
김진덕 충북연구원 경제학박사. / 김용수

"90년대에만 해도 지역통계 개념 자체가 없었죠. 통계청에서 내는 법정통계와 행정기관에서 쓰는 보고통계를 짜맞춰서 지역통계로 만드는 작업을 했었어요. 지역통계 활용 연구의 기반을 충북연구원에서 만들었어요."(노근호)

"지방행정연구원이나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을 찾아다니면서 자료를 얻어오고 복사해왔어요. 통계를 모으고 지역 연구자료를 모아 사무실에 파티션을 쳐서 자료실을 만들고 모셔놨었죠. 지금은 그 자료들이 신청사 지하 자료실에 있습니다."(김진덕)

◆현재: 한해 170건 연구 '전국 최상위권'

1990년 첫 연구보고서 '충북경제실상진단연구'
1990년 첫 연구보고서 '충북경제실상진단'

5명으로 시작한 충북연구원은 현재 원장 1명, 박사 29명, 행정직 10명, 10개 특별조직, 2개 분원, 위촉연구원 등 100여명으로 조직이 20배 이상 커졌다. 30년간 모두 1천916건의 연구를 수행해 전국 최상위권이다. 한해 평균 170건의 연구가 쏟아지는 셈이다.

"박사 1명당 한해 평균 6건의 연구를 수행합니다. 서울연구원이 한해 평균 2건인데 우리가 연구가 활발하죠."(정초시)

국내외 및 도내 대학, 연구소, 유관기관 등 116개 기관과 MOU를 맺어 집단지성을 활용한 공동연구도 하고 있다. 3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창립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홍순기 충북연구원 초대원장. 당시 충북도 부지사로서 1990~1994년 1대 원장을 맡았다. /김용수
홍순기 충북연구원 초대원장. 당시 충북도 부지사로서 1990~1994년 1대 원장을 맡았다. /김용수

"보내주는 간행물들을 꼭 챙겨 읽는데 정말 놀랄만합니다. 충북연구원이 엄청나게 발전했고 연구질이 높아졌다는 점에 흐뭇합니다."(홍순기)

정초시 원장은 2014년 9월 첫 공모제를 통해 취임해 제12·13·14대 원장을 맡고 있다. 3대째 연임은 전국 처음이다.

◆미래: 지역발전 너머 국가발전 지향

충북연구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창립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정초시 현 원장(왼쪽부터)과 김진덕 경제학 박사, 홍순기 초대원장,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원장이 충북연구원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용수
충북연구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창립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정초시 현 원장(왼쪽부터)과 김진덕 경제학 박사, 홍순기 초대원장,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원장이 충북연구원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용수

슬로건은 '충북연구원의 현재가 충북의 미래다'다. 정 원장이 2018년 지었다. 앞으로는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복지, 인권, 과학기술, 문화 등 연구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앞으로 충북도와 바퀴가 같이 굴러가야 해요. 충북연구원이 갈 길은 충북도를 리드하는 거예요. 충북연구원의 현재가 충북의 미래니까."(정초시)

"밤새 눈이 오면 첫 발자국을 떼는 사람이 '길'이 되잖아요. 충북연구원이 전국 최초 출연연구기관인만큼 미래를 개척해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연구가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요. 좁게는 충북, 넓게는 국가발전이 지향점입니다."(김진덕)

"애써서 만들어낸 연구결과인데 책자로만 끝나면 아깝잖아요. 정책에 스며들어 활용되고, 충북의 특색을 토대로 한 특성화된 연구가 늘길 바래요."(홍순기)

연말께 '충북연구원 30년사' 발간, 이달 30주년 사진첩과 홍보동영상이 나온다.

2018년 청주시 문화동 충북연구원 구청사와 신청사 사이에서 충북연구원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충북연구원 제공
2018년 청주시 문화동 충북연구원 구청사와 신청사 사이에서 충북연구원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충북연구원 제공

◆충북연구원은 ─다.

충북연구원 원훈
충북연구원 원훈

30년간 충북연구원과 인연을 맺어온 이들은 충북연구원에 대해 지역발전을 견인한 '복주머니'이자 '밑거름'이고, 정보·지식의 원천이자 동시대를 사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 의미부여한다..

"충북연구원은 베이스캠프다. 정보, 지식, 자료의 원천이니까. 충북연구원이 충북의 빅픽쳐를 그려가는 역할, 공공부문의 융복합 허브역할을 해주면 좋겠어요."(노근호)

"복주머니다. 지역주민이나 지역에 복을 가져다주는 연구를 많이 했으니까요."(김진덕)

"도민의 친구다. 친구는 도움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잖아요. 도민들과 이 공간을 같이 쓰고 싶습니다."(정초시)

"충북 발전의 밑거름이다. 충북연구원에서 나오는 연구가 충북과 연결돼 충북발전의 밑거름이 되니까요."(홍순기)

'창조 연구의 혁신자, 지역 현장의 참여자, 미래 충북의 설계자' 라는 원훈처럼 충북연구원이 충북의 미래를 위한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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