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장영주 (사)국학원 상임고문·화가

인간의 역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 이전(Before Corona)과 이후(After Corona)로 영원히 구분될 것이다. 사람과 동물, 사람과 식물, 사람과 지구, 시간과 공간, 인권과 자유 등 보이지 않는 가치와 물, 식량, 가족, 이웃, 직장, 국가, 문화, 여행 등의 삶의 모습과 가치도 완전히 다시 정립해야 할 것이다. 당연시했던 사람의 물리적인 거리, 모습, 가치 등을 몽땅 다시, 또는 거꾸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사람 간의 가시적 거리도 재조정 되고 친구, 가족, 국가 관계도 변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최초의 조직이자 생산기지인 가정은 건재하고 그리되어야만 할 것이다. 가정은 최초의 면역력 생산기지로도 그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전 인류가 하나의 문제로 비전쟁 상황에 우왕좌왕하다가 대단위로 아프다가 속절없이 죽어간 것이 역사상 몇 번이나 될까. 선진국과 후진국, 종교와 종교, 사상과 사상, 남녀노소, 부자와 없는 자, 범죄인과 양심인, 심지어는 적군과 아군도 가릴 바 없이 지구 위에 발을 딛고 있는 자는 오직 병을 피해서 살아남는가, 병에 걸려 죽어 버리는가? 둘로 나누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세계 경제유형도 바뀔 것이다. 무역, 투자, 관광 등은 근본적으로 변하여 디지털 문물이 강압적으로 몰려올 것이다. 디지털, AI, 스마트, 사이버, 빅데이터, 플랫폼, 서브스크립션, 5G네트워크, 인터넷보안, 무인서비스, 온라인교육, 바이오, 생명과학, 백신개발, 우주항공, 전자정부 등 미래문화로 변화할 것이다. 변화의 과정에서 '함께'라는 형식은 변하겠지만 '함께'의 중요성은 더욱 요구될 것이다.

동양에서는 가정(家庭)은 한 지붕 아래의 식구들과 그들이 함께 하는 공간을 뜻하고 서양에서도 홈(home)은 패밀리라는 식구와 하우스라는 공간이 합쳐진 곳이다. 가정과 home은 모두 '인간의 자격'을 가르치는 최소의 교육단위이기도 하다. 육신의 생존법과 구성원 간의 정서적 관계를 체득하고, 바람직한 인격이 형성되는 가르침이 존재하는 곳이다. 우리말의 '가르치다'는 '갈다(磨)'와 '치다(育)'의 혼성어로 윗세대가 정성을 다하여 아랫세대의 '몸과 마음을 닦아 인격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다.

백신과 치료약 등의 인위적 치료방법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바이러스 또한 모습을 바꾸어 생명을 계속 위협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본래 지니고 태어난 생명 보호장치인 자연치유력을 되찾고 활성화하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 이후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아기가 어머니의 품에 안길 때 어머니의 뇌 안에는 포옹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충분하게 분비되어 모유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아이의 뇌에도 전달된다. 어머니와 자녀는 평화로운 호흡으로 눈을 맞추고 엄마의 격려를 통하여 모국어가 습득된다. 이때부터는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줄 가장 큰 평생의 선물인 '자신의 어머니를 존경하게 하는 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할 때 분비되는 평화와 만족의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 회로가 자녀들의 뇌에 형성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 선조의 뇌 교육은 매우 뛰어나셨다. '만인과 만물을 두루 사랑하라'는 홍익인간의 뇌교육을 최고의 덕목으로 설정하셨고 이는 인간의 뇌에 입력된 어느 학문, 어떤 종교, 어떤 높은 깨달음과도 모두 치환되고 관통되는 궁극적인 가치이다.

단군 조선의 원년, 지금부터 4353년 전에 공표된 단군 칙어는 다음처럼 가르치셨다.

장영주 화가
장영주 화가


'너희가 태어남은 오로지 부모님으로부터 연유하였으며, 부모님은 하늘에서 강림하셨도다. 오로지 부모님을 바르게 모시는 것이 하느님을 바르게 모시는 것이며, 이것이 나라에까지 미치니 충성과 효도이다. 이 도로써 부지런히 힘써 정도를 이룬다면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반드시 먼저 벗어나리라.'

전염병이 아무리 창궐하여도 땅과 하늘과 생명이 '함께'하는 가치를 가르친다면 최고의 자연치유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 모든 것이 격변해도 거뜬하게 살아 남을 것이다. 마침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지구라는 가정에 '함께' 살아가는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여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게 아니라, 살아 남는자가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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