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 청주전시관(가칭) 조감도. / 충북도 제공

충북 오송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는 데 한 축이 될 청주전시관 건립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본설계를 마치고 내달 실시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20만㎡가 넘는 초대형 부지에 시설물 조성 등으로 1천7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그 자체로도 기대가 크다. 더구나 오는 2023년 문을 열 전시장과 상업시설외에도 K뷰티스쿨, 바이오문화센터 등 다양한 관련 시설의 설립이 추진된다. 전국에서 6번째로 큰 전시장과 국제회의장을 발판으로 바이오 신성장을 이끌게 된다.

청주전시관은 바이오의 상징인 '씨앗'을 형상화한 건물 설계에서 보듯이 오송과 인근 지역의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시설이자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향후 운영에 따라 충북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시장과 부속시설로 그 역할이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당장 필요한 대규모 전시공간과 MICE산업 기반에 머물러서도 안된다.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대비한, 바이오산업의 내일을 준비하는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주문사항으로 정주여건을 들수 있다. 교육과 연구도 빠져서는 안된다.

이런 까닭에 전시관과 함께 추진하는 '오송 바이오문화센터'에 눈길이 쏠린다. 아직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를 준비하는 등 구상 단계지만 이를 주변 시설과 연계하는 창구로 꾸며야 한다. 무엇보다 문화와 생활이 함께 이뤄지는 정주의 핵심공간이 돼야 한다. 최근 오창 입지가 결정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와 더불어 '사이언스 아카데미 빌리지'(고경력 과학기술인 마을) 조성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유사한 분야와 경력을 바탕으로 연구와 교류가 펼쳐질 공간이 마련되면 관련 산업 육성은 저절로 이뤄진다. 고경력자가 아니더라도 연계 가능한 대상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물리적 터전이 필요하다.

이 센터에는 바이오특화도서관,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생활문화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비 등 500여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짓겠다는 계획인데 멍석이 깔린다고 곧바로 판이 벌어지기는 어렵다. 내실을 다지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할 일이다. 미래를 대비하는데는 그런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함께 계획중인 K뷰티스쿨은 기관의 역할도 미래용이다. 지금 무엇을 얻기보다는 내일의 결실을 가꾸는 작업이다. 일부 분야이지만 실무 교육기관의 설립 타당성은 이미 입증됐다. 더 넓은 분야로, 더 많은 대상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바이오문화센터 건립의 가장 큰 이유는 정주여건 개선이다. 관건은 시설 구성과 운영의 눈높이를 바이오 등 지역 특성화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특정 분야를 공유하려는 이들의 만족도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금껏 진행되는 오송첨복단지 활성화 사업이 겉도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인력 배출은 고사하고 유치도 안되는 까닭을 살펴봐야 한다. 주변에 속속 조성되는 특성화 산업단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이 빠르게 안착하고 제대로 된 지역의 구성원이 되려면 그들을 받아줄 열린공간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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