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금란 대전본부 부국장

다섯 차례나 연기됐던 '등교 개학'이 오는 20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에 등교 한다. 교육부는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학생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예정대로 등교 개학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코로나19의 종식이 불확실하고 가을부터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등의 상황에서 등교 수업을 무기한 연기하기보다는 철저한 방역을 하면서 등교를 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개월 간 중단되다시피 한 학사 일정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고, 특히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불안감을 외면하기 힘든 교육당국의 고충은 이해되나 불안과 걱정은 여전하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등교 개학을 더 연기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이후 노래방·학원 등 밀폐된 다중이용시설로 2차 감염이 확산됐고, 급기야 학생들이 감염된 사례까지 발생해 학부모·학생들의 걱정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대전에서도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6일 발생했다. 20대인 이 확진자는 이태원 집단감염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관악구의 한 코인노래방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등교 개학을 앞두고 지역 감염 사례까지 나와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장시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특성상 집단감염의 고위험 지역이다. 특히 젊은층에서 무증상 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해 사전 방역으로 대처하는 것 또한 어려움이 많다. 보다 철저한 방역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학사 일정에 얽매이기보다는 방역의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안전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학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당국과 함께 우리 모두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학원 강사로부터 감염된 학생 2명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각각 교회 예배에 참석했음에도 교회에서 추가 감염이 없었던 것은 방역 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자발적 협력이 단속보다 월등히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례다.

등교 개학은 우리 사회에 생활방역이 안착할 수 있느냐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을 통해 일상적 삶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사태에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생활방역의 시험대인 등교 개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협력이 절실하다.

코로나19는 조금의 방심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태원 사태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인천의 학원 강사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직업과 동선을 숨겨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켰다. 이로 인한 피해가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하기 힘들다. 자칫 일선 학교에서 방역에 구멍이 뚫리게 되면 우리 사회는 또다시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대전본부 부국장

등교 개학을 다섯 차례나 연기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무책임한 행동으로 또 큰 피해를 야기시킨다면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려면 모두가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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