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성수 경제부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 확산으로 내려진 유흥주점 집합금지 명령 덕분에 헌팅포차가 성황이라고 한다.

헌팅포차는 클럽과 유사한 영업 형태를 띄고 있다. 술잔을 돌려마시고, 여러명이 몰려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노출돼 있는 행동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곳이란 얘기다. 코로나 확산 차단 시책에 따라 유흥시설 출입이 막힌 20~30대들이 즉석만남을 위해 헌팅포차로 향한다. 이들 헌팅포차는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있는 이곳은 집합금지 등 영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없는 '사각지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에서도 유흥시설에 대한 방역대책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설 또는 지역별로 위험도에 차등을 두고 특성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당장 해결하긴 쉽지 않아보인다.

애초에 무뎌진 경각심이 가장 문제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해외에서는 우리의 방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생활속 거리두기로 완화됐다. 그러다보니 '이쯤이면 이제 괜찮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긴 것이 아닐까.

20~30대들은 몇 달간 강제로 지속해 온 사회적 거리두기로 억눌렸던 혈기를 분출하듯 헌팅포차를 찾아가고 있다.

연일 클럽발 코로나, 헌팅포차 관련 기사가 쏟아지는데도 이들의 발길을 막을 수가 없다. 이쯤이면 헌팅포차발 확진자가 쏟아져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안성수 경제부 기자
안성수 경제부 기자

20~30대들의 안일한 생각이 최악의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지금까지 잘해온 코로나 방역에 재를 뿌리는 일이 될수도 있다는 말이다.

코로나의 위험이 모두 사라지지 않아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다시 한 번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아직은 조금만 더 참고, 조금만 더 방역지침을 지키고 질서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