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용정·흥덕 관련시설 없어
접이식 간이 골대로 경기·훈련

한 유소년 클럽 선수들이 흥덕축구공원에 간이 골대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독자제공
한 유소년 클럽 선수들이 흥덕축구공원에 간이 골대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독자제공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청주지역 축구 동호인들 사이에서 유소년 육성을 위한 시설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용정, 흥덕 축구공원 2곳이 있어도 유소년 규격에 맞는 골대 하나 없어서다.

이 중 흥덕축구공원(4만6천737㎡)은 128억원을 들여 인조잔디 구장 2면과 풋살장 1면, 게이트볼장 2면 등으로 2015년 7월 30일 개장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청주시설관리공단이 수탁자로 선정돼 공원을 운영하고 있다.

시설관리공단은 평일·공휴일 주·야간으로 나눠 2시간 기준으로 사용료를 받고 구장을 빌려준다.

청주를 연고로 한 다양한 유소년 축구클럽 선수들도 이곳에서 미래의 손흥민을 꿈꾸며 실력을 쌓고 있다.

문제는 유소년을 위한 전용 골대가 없어 불편을 겪는다. 충주시에서 조성한 탄금축구장에서도 유소년을 위한 전용 골대를 마련해 놨는데 청주는 없다.

축구장 2면을 성인 기준에 맞춰 만들다 보니 유소년 관련 장비는 아예 없어 학생들이 매번 자신들이 가지고 온 접이식 간이 골대를 구장에 설치하며 경기와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서 운동하는 유소년 축구단 중 각종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이어가는 실력파들도 적지 않아 적극적인 지원을 원하고 있다.

한 유소년 축구클럽 후원자 A씨는 "사용료는 다 받으면서 전용 골대 하나 지원하지 않아 아쉬움이 많다"며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축구장 수탁자인 시설공단 측은 유소년 장비는 구장 용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애초부터 성인 규격에 맞춘 축구장에 유소년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또 다른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사고 위험성까지 높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한다.

청주 흥덕축구공원 내 축구장 전경. /박재원
청주 흥덕축구공원 내 축구장 전경. /박재원

시설공단 관계자는 "성인 구장에 맞질 않는 규격의 장비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며 "흥덕축구공원은 성인용 구장이지, 유소년을 위한 구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장에 골대를 추가 설치할 방법과 공간도 없고, 설치하더라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유소년 육성에는 공감하나 아쉽지만 안전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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