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버티고 우기면 이길까
윤미향, 버티고 우기면 이길까
  • 중부매일
  • 승인 2020.05.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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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칼럼] 박상준 논설고문

얼마 전 최재형 감사원장의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 간부들에게 '성역 없는 감사'를 강조한 말이지만 난 우리사회가 처한 현실을 꼭 집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감사원이 아니라 검찰과 법원을 향해 질타하는 말로 들린다.

지도층인사들의 위선과 도덕불감증이 만연하지만 우리사회는 이들이 법과 정의를 무시하고 검은 것을 희다고 주장해도 같은 편이라면 묵인하거나 심지어 응원한다. 아무리 실정법을 위반해도 우기면 우길수록, 버티면 버틸수록 그들의 주가가 올라간다. 총선 압승으로 여권에 힘이 실리다보니 권력에 빌붙은 인사들은 온갖 추잡한 치부가 드러나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외려 적반하장 격으로 큰 소리를 치는 경우가 일상화됐다. 이 땅의 법정의는 갈수록 젖은 낙엽처럼 존재감없이 짓밟히고 있다.

'여자 조국'으로 불리는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전 정의연 대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30년간 감춰졌던 시민운동가 윤미향의 본색과 속셈이 드러난 건 엄마처럼 모셨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배신감 때문이다.

"속을만큼 속고, 당할 만큼 당했다"는 이 할머니의 말속에 윤미향의 행각이 모두 담겨있다. 이후 고구마줄기처럼 의혹이 쏟아져 나왔다. 정의연과 정대협(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국고보조금 13억여 원을 받았지만 국세청 공시 자료에 5억 3000만 원만 받았다고 기재했다. 윤미향은 또 기부금을 개인 계좌로 받았다. 경기도 안성 쉼터 매입 의혹은 한 술 더 뜬다. 터무니없이 비싸게 산뒤 최근 급매했다. 매입 당시 중개인은 당시 안성신문 대표였던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이었다. 커넥션으로 엮였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살만하다.

하지만 정작 할머니들은 쉼터를 거의 이용하지 못했다. 대신 쉼터는 펜션처럼 이용돼다가 매입한지 7년만에 매각됐다. 또 윤미향 부친은 관리인으로 일하며 7500여만 원을 챙겼다. 쉼터 매입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뿐만 아니라 정대협은 지난 5년간 기부금을 받아 이중 2억6천만원을 횡령했다는 의심을 사는등 각종 회계 부정과 공금 유용 의혹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도 윤미향과 정의연은 무엇 하나 명쾌하게 해명하기는 커 녕 변명하거나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엔 "할머니와 활동가를 분열시키려 하고, 지난 30년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하거나 '친일세력의 음모'라고 몰아세우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매사에 이런 식이니 위안부 할머니들의 폭로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 2004년엔 심미자 할머니(작고)가 '위안부 두 번 울린 정대협, 문 닫아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낸바 있다. 그러나 윤미향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일탈'을 멈추지 않았다. 이전 정권도, 언론도 수수방관했다. 정의연을 비판하는 순간 '토착왜구'라는 프레임에 걸릴까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이 정도면 대체 누구를 위한 정의연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앵벌이로 앞세워 돈벌이에 혈안이 됐다는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윤미향과 정의연이 30년 세월 동안 1439차의 수요 시위를 진행한 업적과 활동의 의미는 사상누각(砂上樓閣)처럼 허물어진다.

하지만 윤미향은 온갖 의혹에 휩싸여도 여권의 비호속에 버틸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국회의원으로 특혜를 누릴 것이다. 비리의 종합세트라는 지탄을 받는 조국(전 법무부장관)과 총 92억원 규모의 재산 형성 과정에서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양정숙(더불어시민당 당선자)처럼 이들 사전에 '사과'와 '반성'은 없다.

박상준 논설실장·대기자
박상준 논설고문

법과 상식을 유린했어도 권력과 팬덤에 기대 버티고 우기면 살아남을 수 있고 정치적인 볼륨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듯 하다.

'성역없는 수사''와 '성역없는 재판'만이 이들을 심판할 수 있지만 이 정권내에선 쉽지않아 보인다.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도적적 가치 전도의 아노미적인 상황이 지금 한국사회에 횡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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