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잘 지냈지"… '기쁨·불안' 교차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 첫 날인 20일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받고 있다. / 김용수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 첫 날인 20일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받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반갑다, 친구야.", "어서와. 잘 지냈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처음 미뤄졌던 등교가 이뤄진 20일 오전 8시께 충북 청주 금천고등학교 정문. 등굣길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이 학교 교사들과 고3 학생들은 연신 들뜬 목소리로 서로 안부를 물었다.

교사들이 반갑게 흔드는 손인사가 못내 쑥스러운지 몇몇 학생들은 마스크를 쓴 입을 틀어먹고 교내로 뛰어들어갔다. 모처럼만에 등교가 얼떨떨한지, 얼굴이 잔뜩 굳은 학생들도 있었다.

교문 앞에는 "오늘 아침 왜 이리 설레지?", "아, 너희들이 오는 날이구나", "사랑해, 환영해, 보고 싶었다" 등의 글귀가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이날 가장 먼저 교문에 들어선 K(18)군은 "학교에 1등으로 왔다는 게 신기하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만 공부해왔는데, 학교에서 남은 수험기간을 잘 보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학생 K(18)양은 "오랜 만에 친구들을 만나니 설레고 좋기는 하지만 코로나 감염 우려도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한 곳으로 통제돼 있었다.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교사들은 열화상 카메라로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일일이 확인했다. 열화상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교사들이 직접 비접촉 체온계로 학생들의 체온을 쟀다.

코로나 사태로 학교생활은 이전과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 첫 날인 20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투명칸막이가 설치된 식탁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 김용수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 첫 날인 20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투명칸막이가 설치된 식탁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 김용수

A(18)군은 "가급적이면 화장실도 혼자 가고, 친구들과 몰려 다니지 말라는 교육을 수시로 들었다"며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는 예전과는 많이 다른 학교생활을 경험할 듯 싶다"고 전했다.

올해 6년째 교직생활을 하는 박민경 교사는 "책상 간격을 벌리고 모둠 활동도 제한하는 등 수업 방식이나 풍경도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수학교인 인근 청주혜원학교도 이날 오전 9시 고3 학생 등교가 시작됐다. 이 학교 고3 학생 17명 중 이날 등교한 학생은 15명으로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보호자와 함께 개별적으로 교실로 향했다.

이 학교 역시 교사·학생 등 출입자에 대한 발열 확인을 일일이 했다. 5∼6명씩 수업받는 교실에는 책상 거리가 1m 이상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모든 책상에 가림막도 설치됐다.

이선아 청주혜원학교 교감은 "개학 우려에 대한 학부모의 문의는 크게 없었다"며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개학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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