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착용 승객 탑승거부 명분 없어 실랑이만
안전이유 개폐불가 창문 주행중 환기 미흡

시외버스 앞유리에 마스크 미착용자는 승차거부를 할 수 있다는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도시를 오가는 고속·시외버스의 창문이 통유리로 돼 있는 탓에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여름철에는 밀폐된 버스 내부에서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에 위험성은 가중된다.

최근 고속·시외버스 기사들이 "버스를 이용하는 탑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고속·시외버스의 경우 시내버스와 달리 안전 등의 이유로 유리창 개폐가 불가능한 통유리로 돼 있다.

환기를 위해서는 운전석 옆 출입문을 열거나, 버스 끝자리에 위치한 스케치북 크기의 작은 창문을 열어두는 방법밖에 없다. 이마저도 주행 중이 아닌 주·정차 시에 해당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증상 감염자 또는 코로나 환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에어컨을 가동하게 되면 내부 인원 전원이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

자칫 코로나 감염 유발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침을 한다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이를 우려해 교육부는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학생들의 등교 수업 때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창문을 3분의 1 가량 열어두라는 지침을 내렸다.

청주와 서울을 오가는 노선을 운행하는 A기사는 "대부분 승객들은 마스크를 쓰는데, 간혹 1~2명이 착용을 안 하는 경우가 있다"며 "탑승 거부할 근거가 없다보니 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왜 마스크 안 쓴 사람이 버스에 타냐'며 따지는 승객도 있다"고 애로점을 털어놨다.

B기사도 "버스에 마스크 미착용 때 탑승을 거부한다는 문구를 붙여놨지만 소용없는 일"이라며 "밀폐된 버스가 코로나 재 확산의 매개가 될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고속·시외버스는 도시 간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만 방역지침을 내리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며 "중앙정부에서 전국 공통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현재 고속·시외버스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은 강제사항은 아니다"라며 "현장점검을 통해 방역지침에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정·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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