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희 '육아맘 맘수다' 시민기자

워킹맘인 나를 대신해 나에게는 친정 엄마지만 내 딸에게는 할마로서 황혼육아를 맡아주고 있다.
워킹맘인 나를 대신해 나에게는 친정 엄마지만 내 딸에게는 할마로서 황혼육아를 맡아주고 있다.

1년 중 가장 행사가 많은 달에 속하는 5월. '가정의 달'이라는 명칭답게 한 번쯤 가정과 가족의 고마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해 본다.

할마, 할빠라는 신조어가 있다. '할마(할머니+엄마)할빠(할아버지+아빠)'라는 뜻으로 최근 황혼 육아가 많아지면서 생겨난 현실반영 신조어 중 하나이다.

그만큼 조부모의 육아가 점점 많아지면서 사회적 이슈로도 대두되고 있다는 뜻인데, 통계로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5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가족실태조사' 2015년 결과를 확인해 보면, 보육기관 이용 외 시간에 누가 만 6세 이하 영·유아를 돌보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가 있다. 아이의 부모가 직접 돌본다는 응답이 75.1%로 가장 많았지만 조부모가 돌본다는 응답도 18.6%로 나타났다. 특히나 전체 가정이 아닌 맞벌이 가정 중에서는 조부모가 돌본다는 응답이 28%에 달하여 맞벌이 가정이 증가할수록 조부모의 양육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킹맘인 나를 대신해 나에게는 친정 엄마지만 내 딸에게는 할마로서 황혼육아를 맡아주고 있다.
워킹맘인 나를 대신해 나에게는 친정 엄마지만 내 딸에게는 할마로서 황혼육아를 맡아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조부모의 황혼 육아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손주를 돌보기가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63.7%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11%의 6배 가까이 됐으며 '손주를 돌보는 일 때문에 항상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55.3%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11.7% 보다 5배 가량 많았다.

젊은 엄마들이 양육을 하는데 있어서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과 스트레스가 심한데, 고령의 나이에 다시 새로운 육아를 시작하는 조부모는 육아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어렵기에 몇 배로 더 힘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발적이든 자발적이지 않든 황혼 육아에 대한 비율은 늘어나고 있고, 그에 비하여 조부모 교육프로그램이나 사회적인 지원은 많지 않다.

그런 와중에 20~30대의 엄마들과 50~60대의 할마+할빠들간에 육아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갈등을 줄이려면 최소한의 규칙을 정하고, 육아방식에 대해 자주 의사소통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육아에 대한 보상과 휴식도 주어져야 할 것이다.

오세희 시민기자.
오세희 시민기자.


그리고 무엇보다 할마, 할빠들에게 손주들이 더 사랑을 많이 표현하고 바르게 커 나간다면 육아에 대한 가장 큰 보상과 만족감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손주들의 어린 시절, 맞벌이 부모님들보다 더 정성을 다해 양육을 하더라도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할마+할빠들과 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적어도 그런 이유로 서운함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늘 할마+할빠의 감사함을 이야기하고 잊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 부모들의 역할이 아닐까?

1년 중 하루, 어버이날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늘 할마+할빠의 고마움을 표현하고 자주 찾아 뵙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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