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동네 식당·마트·약국 등 매출 증가

24일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한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완종
24일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한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완종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어차피 8월되면 사라지는 돈이잖아요 있을때 써야죠."

가정주부 유모(31·여)씨는 지난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받았다. 남편과 2살배기 아이 등 3인으로 구성된 이 가정에는 8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이에 따라 유씨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동네 마트를 방문해 기저귀 등의 아이용품과 생필품을 대량 구매했다.

유 씨는 "평소 생수, 화장지 등 생필품은 대부분 인근 대형마트에서 주기적으로 구매해왔지만 오랜만에 동네 마트를 이용 한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외출하는 것이 꺼려지면서 물품을 한번에 구매하다보니 지난주 재난지원금을 받은 뒤 벌써 절반정도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렇게 소비를 잘하는 사람일 줄 처음 알았다"며 "어차피 일시적으로 소비를 장려하기 위한 돈이라는 생각에 마음놓고 쓰게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주 청원구 율량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도 모처럼 북적이는 손님들로 바쁜 한주를 보냈다. 앞서 A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코로나 확산 방지'라는 명목으로 운영시간과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는 등 자체 체질개선에 들어 갔으나 가계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매출이 지난해 평년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비는 념겼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60~70%의 손님들이 재난지원금 사용에 대해 문의하는 것 같다"며 "손님들이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도록 매장 앞에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이라고 큼지막하게 붙여놨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24일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관리기업인 한국신용데이터 분석결과 정부 재난지원금 신청 첫주인 지난 11일부터 17까지 충북도내 카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25%를 기록했다.

앞서 코로나의 지역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24일부터 3월1일까지의 경우 지난해 대비 -30.64%를 기록했고 재난지원금 신청 직전까지도 지난해 대비 -10%의 카드 매출을 기록했다.

여전히 카드매출액이 지난해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재난지원금 신청 이후 매출액 감소율이 크게 떨어졌고 매출액 역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전주보다 5.24%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재난지원금의 사용처에 대해 대형마트 등의 제한을 둠에 따라 동네 마트부터 식당, 약국 등은 때 아닌 호황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공적마스크 판매처로만 활용됐던 동네약국이 경우 영양제를 찾는 어르신들이 늘었다.

청주 서원구 B약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병원 처방전을 가지고 오는 손님의 수가 줄어 캐출 역시 타격이 컸다"며 "그러나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평소 단 한통도 팔기 힘들었던 비타민 등 영양제를 찾는 70~80대 어르신들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동네 마트 역시 재난지원금 지급에 맞춰 대규모 세일을 진행하는 등 올해 초부터 위축된 시민들의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힘 쓰고 있다.

C마트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맞춰 식자재와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할인 상품을 준비했다"며 "주변 경쟁사에서도 같은 시기에 대대적인 할인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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