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이 여전히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야외활동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다른 감염병의 경고등이 켜졌다. 일명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그 것으로 최근 사망자를 비롯해 충청권 등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SFTS를 옮기는 야생 진드기 일종인 작은소피참진드기는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이뤄지는 4∼11월에 주로 활동해 요즈음 발생 가능성이 크다. 올해도 지난 4월 강원도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 21일 하룻동안 경북과 충남에서 2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감염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그동안 자제됐던 외부활동이 집중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주의가 필요하다.

더구나 4군 법정 감염병인 SFTS 감염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가 부족한 점도 걱정거리다. 지난 201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해 상륙한지 10여년이 채 되지 않아 농촌 고령층 등에서는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다만 국내 서식 작은소피참진드기의 극히 일부만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해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문제는 사망자만 지난 7년간 215명에 이를 정도로 병세가 심각하다는데 있다.

치사율이 코로나19의 4배인 20% 가량으로 발병 위험성이 높고 예방 백신도 없다. 또한 처음에는 고열과 오한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치료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며 생명을 건지더라도 장기부전 등 후유증이 상당하다.

7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40%를 넘고 60대까지 포함하면 70%에 달하는데다가 6~14일에 이르는 잠복기까지 있어 확진이 늦어질 수 있다. 실제 태안군 환자의 경우 고열이 계속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에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초기 한해 20여명 안팎이던 환자 발생이 갈수록 늘어 최근 3년새에는 매년 40~50명의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그만큼 SFTS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 SFTS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2013~2015년까지 2명에 불과했던 환자 발생이 2016년 11명, 2017년 12명, 2018년 12명 등 두자리수로 늘어나는 등 감염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의 상황이 그 어느때보다도 좋지 않은 것은 코로나19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속 거리두기로 인해 답답했던 실내생활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 큰 만큼 야외활동이 더 빈번하고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렇지 않아도 과로에 내몰린 방역당국에 또 다른 부하를 주게 된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SFTS 환자 발생이 잇따르자 방역당국에서도 야외활동에 따른 예방수칙 준수를 주문하고 있다. '더워도 긴팔옷이나 긴바지를 입고 풀밭에 앉거나 눕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인데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에 지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우리 의료진 등을 생각한다면 당분간만이라도 야외 안전수칙을 유념하고 지키는데 집중해야 한다. 방역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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