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재난지원금, 꼭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긴급 재난지원금, 꼭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 중부매일
  • 승인 2020.05.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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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다소 벗어났다는 느낌이다. 그 공포란 단순히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은 아니었다.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서 유래한다. 죽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스크, 손 씻기 그 무엇도 확실한 답이 되진 못했다. 전국에서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 명씩 늘어나면서 공포는 극에 달했었다. 사람들은 외출을 삼갔고, 심지어 학교도 문을 닫았다. 밤마다 휘황한 불빛을 내뿜던 거리가 일순간 텅 비었다. 이 고요와 폐쇄감이 우리의 공포감을 배가시켰다.

계속 됐었던 공포속에서 우리에게 서서히 한줄기 빛이 보였다. 아쉽게도 그것이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니었다. 그것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여지껏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이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유행병으로 발전하면서 함께 퍼지고 있는 이 생활지침은, 점차 기적의 힘을 발휘했다. 길거리에서 타인과의 신체 접촉을 가급적 피하는 것, 기침할 때 입을 막고 마스크를 쓰는 것,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면 외출을 삼가는 것, 가급적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였고 더 나아가 '생활속 거리두기'였다.

그럼 왜 필요한가? 서로간의 거리를 둔다고 감염병 확산이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그 확산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속도를 늦추는 것, 바로 그것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핵심이었다. 비록 결과적으로는 같은 수의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그 감염속도를 늦출 수만 있다면 우리가 가진 의료체계가 감염된 이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확진자의 완치율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시간도 벌 수 있다는 이점이다.

이 거리두기에 발맞추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에 상관없이 저소득자 및 장애인들에게 5월 4일부터 단계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처음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세대에 지급하려고 하던 계획에서 100%의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도록 함에 따라 70% 국민에게 지급을 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은 국채발행 없이 세출조정으로 충당 가능한 안이었으나 100% 지급을 위해 지난 4월 29일 국회를 통과한 금년도 2차 추가경정예산은 3조 4천억 원의 국채발행을 하는 것으로 변경되어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재정에서 2조 1천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살펴보자면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국채발행뿐만 아니라 금년도 예산에 반영되어 집행 중인 세출예산 중 7조 6천억 원, 기금에서 1조 2천억 원을 삭감했다. 이는 바로 전 국민에게 지급할 재원을 만들기 위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될 예산을 그 만큼 삭감하고 또한 국채발행으로 국가부채가 그 만큼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엔 이중적인 성격이 있다. 사람들 간의 접촉을 줄임으로써 감염병 확산을 늦추는 순기능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바로 그러한 이동과 접촉을 통해 수입을 거두는 많은 이들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집단을 이룬다고 해도 큰 무리가 없다. 카페, 서점, 식당, 학원, 운동센터 등 동네의 활기를 먹고 사는 작은 점포의 업주들과 거기 고용된 저임금 노동자들,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지만 학교가 원활히 돌아가는 데 없어선 안 될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때때로 마을 도서관이나 주민센터에 찾아와 우리의 메마른 삶을 촉촉이 적셔주는 인문·예술 강사들도 일이 끊겨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감염병으로 죽을 확률은 낮추지만 경제적으로 죽을 확률은 높이는 게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즉, 재난기본소득은 '사회적 거리두기' 성공의 물적 토대로 앞선 딜레마를 해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맹점을 훌륭하게 보완할 수단이다.

우리나라를 제하고 해외서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과 조지프 스티글리츠, 그리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경제학 교과서의 저자이자 보통 '우파'로 분류되는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까지도 우리의 재난기본소득에 해당하는 안을 지지하고 나섬은 물론 자국내에서도 지급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의 기본 아이디어는 지금과 같은 전국적 재난상황에서 국가가 전 국민에게 일정액의 구호금을 일시에 지급하자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지방자치단체의 긴급재난지원이 동네상권의 가격 인상을 과도하게 부채질하고 있다는 글들이 카페, 밴드 등 SNS를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 넘쳐난다.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하려니 수수료 명목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등 재난지원금이 사용처와 사용기한이 정해져 있는 점을 악용한 불법 행위가 전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불법 행위를 인지시키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함을 주장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분명 현금 우대는 여신금융업법 위반이나 탈세 소지가 있고 여신금융업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이 신용카드 사용자에 대해 거래 거절이나 수수료 요구 등 차별을 하면 가맹이 취소되고 사장과 관련자가 최대 징역 1년 또는 벌금 1천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청하지 않을시 자동기부처리가 된다. 이나라의 대통령을 포함해 필자의 범농협 회장 등 임원진 및 전국 농축협 임직원들도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기꺼이 참여했다. 전 국민이 대상이 되는 이번 기회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을 발굴하는 계기로 삼고 이를 악용하는 일부 기회주의적인 행위도 근절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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