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부

코로나19를 틈타 음주운전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 우려로 단속이 주춤하자 생긴 일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이후 미뤘던 약속을 잡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음주운전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이에 경찰은 '비접촉 알코올 감지기'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코로나19 주요 전파요인으로 알려진 비말을 최대한 억제하는 단속법이다. 이 감지기는 사람의 호흡 속에 섞인 알코올 성분까지 잡아내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뛰어난 성능 탓에 껌을 십고 있거나 동승한 사람이 술을 먹었을 경우 등의 상황에서도 경고음을 내지만, 이는 오히려 반갑다. 음주운전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좁아진다는 반증이다. 그간 S자형 선별식 음주단속은 음주운전자들이 단속을 피해갈 구멍이 여럿 있었지만 비접촉 감지기의 민감도는 이러한 문제를 모두 보완했다. 대표적으로 S자형 단속은 일정 도로면적 확보를 위해 주로 대로변에서만 진행됐다. 그러나 비접촉 음주단속은 좁은 골목길에서 소규모 인원으로도 가능하다.

지난 21일 충북경찰청의 일제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17%, 0.100%의 운전자 2명이 단속망에 걸렸다. 코 끝 30㎝ 떨어진 거리에서도 비접촉 감지기는 호흡 속 알코올 성분을 잡아냈다. 단속법 등이 익숙지 않은 첫 시행에서도 명확한 성과가 있었던 만큼 기대가 크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부 기자


충북경찰은 비접촉 감지기를 활용한 불시 단속을 적극 추진한다. 적극적인 음주단속으로 느슨해진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대기업에 다니며 성실히 살아왔습니다. 부디 가정을 지킬 수 있게 선처 부탁드립니다."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40대 가장이 선처를 호소하며 재판부에 한 말이다. 검사는 그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선고공판에서 실형이 선고된다면 그는 평생을 쌓아온 것들 중 대부분을 잃게 된다. 법원에서의 후회는 이미 늦는다. 한잔 후에는 무조건 핸들을 잡지 않는 현명한 판단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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