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비 지원금으로 긁고 회비 걷어 지갑에
새 상품 중고 거래 … 인터넷 장터 이용 활발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모임 식사비를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하고 회비 걷어서 현금화했습니다. 요즘 다 이렇게 해요."

포인트 형태로 지급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의 '현금화'를 위해 시민들이 묘수를 짜내고 있다. 모임에서 쓴 비용을 카드결제 한 뒤 회비를 걷거나 신제품을 구입한 후 미개봉 상태로 저렴하게 되파는 등 급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청주에서 자영업자 이모(37)씨는 최근 모임에서 현금으로 회비를 걷은 뒤 저녁식사 비용을 자신의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주변에서 종종 보이는 모습이다.

이씨는 "모임때마다 지인들끼리 돌아가면서 재난지원금으로 저녁식사 결제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요즘같은 불경기엔 현금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재난지원금이 포인트로 나와 답답했다"며 "이렇게라도 현금화해야 월세, 인건비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많은 상품을 재난지원금으로 구매 후 중고장터에 다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각종 인터넷 중고장터 사이트를 통해 청주지역 매물을 검색하면 미개봉 제품 판매글이 지속 올라오고 있었다. 20만~30만원대 해외 휴대폰 관련 제품이 주를 이뤘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대기업 전자매장에서는 사용이 안되지만 해외제품 판매 대행매장에서는 사용 가능하다.

가격은 기존 판매가보다 5만~10만원 저렴했다. 이런 매물들은 정상적인 결제를 거쳐 중고장터에 올라온 것으로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

일부 시민들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병원 도수치료 비용을 결제하고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방법도 이용하고 있다.

실손보험은 청구 금액의 80~90%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예를 들어 도수치료비가 10만원이라면 환자는 실손보험 청구로 8만~9만원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주부 송모(51)씨는 "이왕 지원받았으면 정말 필요한데 쓰는 게 맞지 않냐"며 "당장 결제가 필요한 카드값이나 공과금에는 쓸수가 없으니 급전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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