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환경] 박세희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필요는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을 뜻한다. 사람의 기준으로 해충과 익충으로 유익한 생물과 무익한 생물을 구분하기도 한다. 2019년 12월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도 사람의 기준에서 해로운 바이러스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대기질이 6%나 좋아졌다는 기사를 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지구에 서식하는 생물 종은 약 880만 종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구는 다양한 생물이 함께 존재할 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지구의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해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체결됐다. UN(국제연합)은 5월 22일을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로 지정해 매년 미래 세대를 위해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인간의 책임을 성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의 생물 종의 다양성, 생태계의 다양성,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말한다. 생물다양성은 생물이 생태계 평형과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성, 생물자원으로 활용의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는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다. 2008년 영국 일간지 텔레크래프는 '지구상에서 절대 사라지면 안 될 다섯 가지 생물 종'을 선정했다. 1963년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지구 식물, 동물 종의 보전 상태 목록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Red List는 서식지 감소, 기후 변화, 인간의 간섭으로 인해 전 세계 수많은 생물이 멸종됐고, 현재는 1만7천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했다. 선정된 다섯 생물 종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드는 식물성 플랑크톤, 인류 연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장류, 죽은 동물을 분해하는 지구의 청소부 균류, 가루받이를 통해 식물이 열매를 맺게 도움을 주는 벌 그리고 박쥐이다. 그런데 의외의 동물인 박쥐는 곤충의 70%를 먹고 살아 지구상의 동물 중 40%를 차지하고 있는 곤충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 지구상에서 절대 사라지면 안 될 생물 종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더 많이 더 싸게 생산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대규모 농장을 개발해 바나나, 아몬드, 아보카도, 커피를 생산했다. 단일 종의 대량 생산 체계는 유전적 다양성이 없어 환경 적응이 어렵고 멸종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하는 열대우림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고, 단일 종 재배로 병원균에 취약해져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대체 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람의 기준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생물이 다시 사람의 기준에서 필요한 생물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생물 종은 한 번 멸종되면 다시 살아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종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국가생물다양성 관리·보전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세희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교사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으로서 협약의 성실한 이행과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그 구성 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제4차 국가생물다양성 전략(2019~2023년)이 수립돼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생물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이용하는 수단으로의 가치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공존해야 하는 생명체이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생물이 있을까? 5월 22일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을 계기로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지속을 위해 함께 행동할 것을 생각해보고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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