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미경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코로나19 확산으로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노력이 하나둘씩 물거품이 되고 있다. 다회용품 사용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카페와 일반음식점에서 사용 금지였던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으며, 지난번 4·15 총선 투표 시에도 유권자들에게 비닐장갑을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또한 '집콕' 생활로 온라인쇼핑과 식품 및 식재료 배송이 늘면서 과거 '과포장'됐다고 눈총 받았던 일회용 포장재 쓰레기들에 관대해지는 분위기다. 재활용이 까다로운 특수 코팅 종이박스는 물론 플라스틱 및 스티로폼·비닐 등이 매일 쏟아져 나오지만 현재는 어느 누구도 심각성을 지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재활용품 수출길까지 막히고 각국이 교류를 줄이면서 산업시설 폐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용처를 잃은 재활용 일회용품은 더욱 넘쳐날 전망이다.

이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1회용품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최대한 다회용품을 사용하고, '1회용품이 안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충분한 세척을 거친 다회용기는 안전하며 환경에도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배달음식, 배송 서비스 또한 최소화하고 업체에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한 배달을 요구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쓰레기와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제품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을 고민하고, 표준화·규격화하여 사용 후에 재활용이 용이하게 해야 한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포장재를 제한하거나 사용 업체에게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

박미경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전보다 더 강한 친환경 챌린지가 필요하다. 일회용 용기와 비닐봉지를 덜 쓰고,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는 '조금 불편한 삶'에 익숙해져야 한다. 불과 몇 주 전 직장도 학교도 가지 못한 채 집에 갇혔던 경험을 떠올린다면 이런 불편함은 애교 수준이다. 400번을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보다 쉽고, 더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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