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충남문화재단 이사·충북도 무형문화재 전문위원

한류 확산의 핵심요소로 콘텐츠, 예술, 관광 등을 떠올린다. 모두 문화의 영역이다. 이 문화의 토대가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지난 4개월간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업계 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외래 관광객과 국내 여행객의 급감은 지역경제 선순환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다행히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진정세를 찾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5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K방역과 함께하는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 및 '관광산업 규제혁신 추진방안'이 발표됐다.

안전여행 확산, 국민들의 국내여행 수요 촉진, 핵심 볼거리와 즐길거리 제공, 포스트 코로나 관광전략 수립, 산림휴양 관광 활성화 특별법 제정, 야영장 관련 규제 완화, 농어촌 민박업 양수·양도 규정 완화 등이 담겼다.

정부가 발표한 2개 대책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관광이다. 세부계획을 보면 '문화유산'이 국가의 정책 어젠다로 비중 있게 다뤄진 점이 고무적이다.

관광이라는 개념은 주역에 있는 '관국지광 이용빈우왕(觀國之光 利用賓于王)'에서 나온 것인데, '나라의 빛을 보러 가는 것은 왕에게 귀한 손님으로 접대받기에 좋다'는 뜻으로 빛이라는 것 자체가 문명을 말한다. 그러니까 결국 관광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보는 것으로 문화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산업계와 국민 대다수가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4개월간 관광 관련 소비지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조 원이나 감소했고, 5월 20일 기준 방한관광객도 67.4% 감소하는 등 관광업계의 어려움은 전례 없이 극심한 실정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너무도 당연했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실감한다. 그중에는 문화, 여가에 대한 열망도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제5차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린 26일 오후 6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환구단(사적 제157호)에서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 주관으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선포식이 열렸다. 이날 대대적으로 그 시작을 알린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던 제3차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대한민국 관광 혁신을 위한 중점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이다. 이 자리에 정세균 국무총리,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참석했다.

'함께해, 봄'을 주제로 열린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선포식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문화유산의 매력을 대대적으로 알려 나가고자 한다. 문화유산이 '치유와 여가의 장소'가 되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 여러분의 활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선포문을 낭독했다.

개인적으로 슬로건이 와 닿는다. '참 만남, 참 문화유산'. 한류, 한국다움을 핵심적으로 표현한 워딩이다. 올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전국의 7개 '코리안 헤리티지 루트' 구축과 함께 궁중문화축전, 세계유산축전 등 5대 특별사업과 함께 진행된다고 한다. 동시에 문화재 야행, 조선왕릉문화제 등 7대 연계사업과도 함께한다.

이창근 충남문화재단 이사·충북도 무형문화재 전문위원

우리 조상들의 얼과 숨결이 담긴 이야기들 속에서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문화유산이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국민을 위한 치유와 여가, 관광자원 발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 희망의 닻을 올렸다.

이제 우리 모두의 빛이자 지역을 살리는 불씨로 '문화유산 관광'이라는 맛있는 밥상을 관광객들이 잘 먹고, 국민 모두를 배부르게 해줄 수 있는 푸드스타일링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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