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중앙초 신입생, 설렘 속 입학식 생략·발열 체크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첫 등교를 한 27일 청주시 청원구 중앙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한 어머니가 1학년 딸과 손가락을 걸고 격려해 주고 있다. / 김용수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첫 등교를 한 27일 청주시 청원구 중앙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한 어머니가 1학년 딸과 손가락을 걸고 격려해 주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어서와요. 빨간색 띠를 따라 겹치지 않게 간격을 유지하면서 등교하세요.", "아빠, 다녀올 게."

27일 오전 9시 충북 청주시 청원구 중앙초등학교 교문.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5월 등교'를 맞은 충북 청주지역 교사들은 등교 첫날부터 혹여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들이 학교를 낯설어하지 않을까 연신 학생들에게 말을 붙였다.

잔뜩 긴장한 신입생들은 교사들의 지시대로 간격을 유지하며 종종걸음으로 교내로 들어갔다. 이 학교는 학생들을 분산하기 위해 이날은 홀수반, 다음 날인 28일에는 짝수반이 등교한다.

생애 처음 학교를 가는 8살짜리 고사리손을 교문에서 놓는 학부모들은 형형색색의 새 신발과 새 가방을 메고 운동장으로 향하는 자녀들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며 손을 흔들었다.

몇몇 학부모들은 학교 담벼락에 매달려 아이가 교실로 들어갈 때까지 눈을 맞췄다.

신입생들은 일단 운동장에서 대기한 뒤 한꺼번에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절반씩 나눠 발열 체크를 받고서는 교실로 들어갔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입학식도 생략됐다.

이 학교 1학년 자녀를 둔 A(37)씨는 "태어나서 처음가는 딸래미와 학교를 같이 들어가지도 못하는 심정이 너무 안 좋다"며 "자식의 첫 등교라서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학년을 키우는 B씨(41)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날 기대로 부푼 아이는 며칠 전부터 무척 좋아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학교를 보내는 게 맞나'하는 생각에 잠을 설칠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충북에서는 이날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등 7만1천700여명이 추가 등교했다.

중앙초를 비롯해 각급 학교는 건물 입구와 교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발열 검사를 진행했다. 일부 학교는 방송실에서 교장이 학생 대표 1명을 격려하고, 이를 방송하는 방식으로 입학식을 대신했다.

교실은 사물함 등을 외부로 빼내 학생 간 이격거리를 넓혔다. 학생과 교사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했다.

급식실은 학생들이 지그재그나 일렬로 앉을 수 있도록 재배하고, 아크릴 등으로 칸막이를 설치했다. 학생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학급·학년별로 시차제 급식을 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 생활에 익숙지 않은 저학년생들이 등교해 상당히 긴장된다"며 "첫날 수업은 마스크 착용 등 생활 속 거리 두기의 필요성을 익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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