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아카시 향기 상큼하고 꾀꼬리 노래소리 청아하다. 철길을 건너 논두렁길을 따라 문암 생태 공원을 향했다. 아름다운 튜립꽃을 피우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린이 놀이터는 주말이면 인기가 만점이다. 한 낯이면 분수와 폭포수가 흐른다.

이제 평화를 찾는가 싶더니 아침이면 공원은 완전 개들과 고양이 세상이다. 애견 주차장과 놀이터가 만들어 지고 800여평의 공원 산책길엔 동물들의 배설물과 더불어 듣기만 해도 눈살이 찌프러지는 "야! 똥꼬 닦아야지" 화장실도 아닌 산책길에서 들어야 하는 소리다.

그러다 보니 공원을 외면하고 무심천 쪽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보기만 해도 혐오스러운 덩치 큰 개들이 옆으로 다가올 때면 발길을 멈추고 주인의 배려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으니 짜증스럽다.

한쪽 옆에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즐기다 갈수 있는 곳을 정해서 시민들이나 아기들이 마음 놓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 많은 돈을 투자해서 이름있는 작가들이 미니 정원을 예쁘게 만들어 놓았지만 반려견 주인들이 지켜야 할 예티켓을 지키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문암 생태공원에 처음 쓰레기 매립을 할 때 청주시에서 약속한 사항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강서2동은 교통이 불편하여 문화적인 혜택도 전혀 누리지 못했다. 테크노 단지에 고층 아파트가 생기고 엘지로가 만들어 졌다. 땅값이 올라가고 떠났던 젊은이들이 돌아와 부모님께 효도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문암생태 공원이 만들어 진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교통은 불편하다. 안내방송은 여기저기서 하고 있으면서.

사직동 무심천에 자리한 시민공원이 문암 생태 공원으로 올 수는 없는지. 시내에는 체육관, 예술의 전당, 공예관 박물관, 국립 미술관 등 볼거리가 많다. 강서2동 주민들도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고 싶다. 어떻게 만들어진 공원인데 동물들의 놀이터로 전락해서 되겠는가.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 와 보면 다시 오고 싶은 공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반려동물과 자가용을 타고 와서 산책을 하고 갈 수 있는 환경도 있어야겠지만. 정해진 구역에서 서로 배려하고 예티켓을 준수한다면 얼마든지 수용하겠지만 이건 아니라고 본다.

주민으로서 공연을 문암 생태공원으로 불러 드리고 싶어서 노력을 해보기도 했다. 허락받기가 불편하고 까다롭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제 서서히 악취가 사라지고 모양새를 갖춰 아름다운 환경이 만들어 지고 있는데 동물들의 배설물로 몸살을 해야 하고 혐오를 느낀다면 문암 생태 공원은 어찌 될 것인가.

숲이 우거지고 밤낮으로 울어대는 자연의 소리를 감상하며 고요와 낭만이 흐르는 환경에서 희망을 꿈꾸고 싶다. 화가 지망생이 그림을 그리는 풍경도 보고 싶고, 여유를 즐기며 아가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젖어 제대로 된 분위기에서 부모님 모시고 여러 가지 문화예술을 즐기고 싶다.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오색 불빛이 음악에 맞춰 쏘아 올리는 분수는 춤을 추고 젊은이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소망한다.

중국의 징기스칸 동상이 우뚝 선 젊은이들의 광장을 연상시키는 그런 공원을 원하는 것은 과한 욕심일까.

청주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원이다. 아침고요 수목원이나 천리포 수목원을 닮은 공원이면 어떠한가. 아니면 예절교육이나 다도, 국악 한 소절 배우고 나오는 체험방이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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