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미·금산주재 차장

기적이 일어난 건 2003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인구 6만740명에 불과했던 시골.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문화방송(MBC) 프로그램 '느낌표'가 선정한 기적의도서관 1호 예정지 세 곳 가운데 금산이 포함된 것이다.

기적의도서관 건립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어린이도서관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문화방송 프로그램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와 협력해 시작한 사업이었다. 금산은 순천, 제천과 함께 1호 도서관 선정지로 이름을 올렸다. 방송을 접한 관계자들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감격했다.

군의회 설득기간이 길어지면서 도서관 건립이 2005년으로 미뤄졌지만 준공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금산기적의도서관은 선물처럼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기적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 공무원의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됐다. 당시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에서 문화예술업무를 담당했던 김영희 주무관(현재 관광문화체육과 소속)이 주인공이다.

"기적의도서관을 짓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심장이 떨렸어요. 금산에도 어린이전문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마침 서울 갈 일이 생겼고, 인근에 문화방송이 보이 길래 마음이 이끄는 대로 발길을 옮겼어요."

김정미·금산주재 차장
김정미·금산주재 차장

'느낌표' 담당은 '쌀집 아저씨'라는 국민적 애칭을 가진 김영희 PD였다. "도서관을 유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질문하는 금산 공무원 김영희에게 PD 김영희는 "열의만 있으면 된다"고 응원했다. 꿈은 현실이 됐다.

5월 5일 개관한 금산기적의도서관이 올해로 건립 15주년을 맞이했다. 인구는 5만1천781명까지 뚝 떨어졌지만 덕분에 금산은 군립도서관만 4곳, 군민 1인당 평균 장서 수 3.5권에 달하는 책 마을이 됐다. 기적은 또 다른 기적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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