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법주사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 참여한 신도들이 아기 부처를 목욕시키는 욕불 의식을 하고 있다. / 보은군 제공
속리산 법주사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 참여한 신도들이 아기 부처를 목욕시키는 욕불 의식을 하고 있다. / 보은군 제공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한달 늦어졌지만 오늘같이 좋은 날 소규모라도 봉축법요식을 볼 수 있어 기쁩니다."

지난 30일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이 진행된 속리산 법주사(주지 정도스님)는 신도들이 빽빽이 자리했던 지난해와 달리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법주사는 신도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예정돼 있던 국악인·연예인 초청 행사와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먹거리 행사 등을 모두 취소했다.

식사 또한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빵과 떡, 물을 따로 포장해 신도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법주사 입구에는 '생활속 거리두기로 인해 공양장소 및 공양을 준비하지 못했으니 널리 양해를 구합니다'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군청 직원 15명, 신도 10명, 법주사 직원 10명 등 35명으로 꾸려진 방역팀은 법주사로 들어오는 입구에 배치돼 관광객들의 발열체크를 하고 있었다.

손 소독제도 법주사 곳곳에 60여 개가 배치돼 있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속리산 법주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연 지난 30일 관광객들이 발열체크를 받으며 법주사에 들어가고 있다. / 안성수
속리산 법주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연 지난 30일 관광객들이 발열체크를 받으며 법주사에 들어가고 있다. / 안성수

특히 법주사는 이날 입구에 마스크 2천500여 개를 배치해 놓고 있었다.

마스크 미착용 관광객에게 제공해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주말을 이용해 법주사 봉축법요식을 방문한 직장인 이모(36)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한달이나 미뤄졌던 봉축법요식을 오늘에서야 보게 됐다"며 "깜박하고 마스크를 두고 와 난감했는데 입구에서 마스크를 나눠져 정말 감사했다. 행사도 최소로 치러졌지만 재미있게 즐기다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속리산 법주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연 지난 30일 관광객들이 발열체크를 받으며 법주사에 들어가고 있다. / 안성수
속리산 법주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연 지난 30일 관광객들이 발열체크를 받으며 법주사에 들어가고 있다. / 안성수

이날 오전 11시 대웅보전 앞에서 진행된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은 생활속 거리두기에 따라 참석자들간 거리를 둔 모습이다.

법요식에는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과 이시종 충북도지사, 김병우 충북교육감, 박덕흠 국회의원, 정상혁 보은군수, 신도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법요식에는 3천명이 참석했었다.

법요식은 타종을 시작으로 육법 공양, 봉축법요식, 관불, 정도 주지의 봉축사, 봉축 법어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봉행이 예정됐던 봉축 법요식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한 달 뒤로 연기됐었다.

정도 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이 종식되길 빈다"며 "우리도 부처님처럼 고통받는 이웃에게 자비의 온정을 베풀고 탐욕과 분노를 버리고 불신과 미움 대신 자비의 공덕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밝은 미래를 향해 정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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