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11대 충북도의회 전반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작업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후반기 원구성은 전반기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임기 말에 차기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의원들이 모두 '직'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장직은 자치단체장을, 상임위원장 등은 차기 선거 출마를 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활용되곤 했다. 사람은 많고 자리는 한정돼 있다 보니 다수당내에서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하물며 다른 당에 대한 배려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출범 당시 4석에 불과해 원대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했던 미래통합당은 전반기 원구성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 각 1석 등 모두 3석을 요구했지만 상임위원장 1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지금도 더불어민주당은 27석 대 5석의 의원 비율로 원구성을 할 경우 상임위원장 1석도 과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4·15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총 5석을 확보한 통합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다. 달라진 위상에 맞게 후반기 원구성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결국 차기 지방선거, 통합당 원내교섭단체 구성 등 여러 가지 상존해 있는 문제를 생각해 볼 때 후반기 원구성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점에서 도의회 내 '협치'가 실천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 이번 원구성 협상이다.

11대 도의회 후반기는 시급한 현안에 산적해 있어 여야불문하고 협치가 최우선 과제다. 당장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상황을 극복해 내야 한다. 도정의 양대 축인 의회가 멈칫한다면 '톱니바퀴'가 삐걱거리기 마련이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차 추가경정예산은 정부가 이달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예산이다. 도의회도 여기에 발맞춰 코로나19예산이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11대 도의회는 역대 의회 중 위상을 가장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마다 도민들로부터 눈총을 맞았던 의원들의 국외공무출장에 대한 제도를 개선했다. 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윤리특위 징계부분을 강화하는 등 의원들 스스로 쇄신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따라서 전반기에 씨를 뿌렸다면 후반기는 열매를 거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4년간의 노력이 헛된 수고에 그칠 것이다. 전반기의 성과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로 인해 도민들이 도의회,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대화의 창을 활짝 열어 당리당략을 잠시 내려놓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을 상황을 다시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방의회의 발전은 공허한 메아리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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