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공항 / 중부매일 DB
청주공항 / 중부매일 DB

중부권의 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은 그동안 적지 않은 부침을 겪어왔다. 지난 1997년 개항 이래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하다가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2016년 처음으로 순이익을 내는 등 잠시 비상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 한한령(限韓令, 한류금지령)의 직격탄을 맞아 빈사상태에 빠졌다. 2년여를 넘게 괴롭히던 중국의 발목잡기가 어느정도 주춤해지자 이번에는 일본의 무역보복이 문제가 돼 또 다시 한동안 몸살을 앓은 적도 있다. 이처럼 청주공항의 봄날은 언제나 짧기만 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용객 300만명을 돌파한 청주공항은 거점항공사인 에어로K의 취항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기지개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상도 못한 코로나가 모든 것을 잠재웠다. 국제선은 물론 국내여행도 발이 묶이면서 공항청사가 하루종일 텅텅 빈 경우도 있었다. 공항으로서는 너무 잔인한 2020년 상반기다. 아직 코로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세월만 보낼 수는 없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코로나이후, 그 전이라도 진정세가 뚜렷해졌을 때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다.

충북경자청이 청주국제공항 주변에 복합신도시 조성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지역의 기대도 실렸지만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는, 그에 걸맞는 계획이다. 지방공항 등을 대상으로 한 항공경쟁력 강화방안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주거·문화, 여객·물류, 산업·비즈니스가 함께 이뤄지는 복합공간을 공항 인근에 마련하는 것으로, 청주공항이 국내외 통행창구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해외 입국자들을 위한 인바운드 공항 지정에 따른 기반조성과 신성장동력 확보가 함께 펼쳐지는 것이다.

그동안의 공항 부침에서도 확인할수 있듯이 항공수요만으로는 안정적인 공항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변수가 너무 많고 공항시설 확장 등의 과제가 함께 묶여있다. 지금으로서는 계획했던 국제노선 운항이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 공항 발전을 꾀하고, 이를 위한 투자를 요구하려면 보다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다. 관련 산업의 육성은 이를 해결하는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더구나 청주국제공항은 인근에 방사광가속기를 포함한 오창과학단지, K바이오의 거점 오송단지 등 항공산업 발전의 디딤돌이 널려있다.

전국 공항 가운데 그나마 적자를 면하고 있는 김포·김해·제주 공항 등도 대부분 사람들의 출입국에 의존하고 있다. 공항 활성화 차원에서 이용자 확대는 당연한 과제지만 그 이상을 얻기 위한 노력이 병행된다면 그 어떤 공항보다 빠르게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청주공항은 바로 옆에 에어로폴리스 3개지구가 마련돼 추진 여건도 좋고, 세종시의 관문으로 위상과 이미지도 충분하다. 이제 이것들을 하나로 꿰야 한다. 복합신도시가 청주공항 활성화를 넘어 명실상부한 중부권 관문을 여는 단초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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