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뭉친 열혈청춘들 "충주가 좋아요"

왼쪽부터 전성배, 김영재 씨, 신민섭 대표, 전충원 대표, 최수빈, 이한샘 씨. /정구철
충주 '가담컴퍼니'는 청년 여섯명이 모여 만든 영상 제작 및 편집 전문회사다. 왼쪽부터 전성배, 김영재 씨, 신민섭 대표, 전충원 대표, 최수빈, 이한샘 씨. /정구철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년들은 스스로를 'N포세대'로 부르고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칭하면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원망하고 있다.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결혼과 출산도 지연돼 저출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고령화시대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미래세대인 청년의 실업문제는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적 차원에서도 미래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런 가운데 자신들이 처한 현실 극복을 외치며 과감하게 사업을 택한 청년들이 있다.

영상문화의 혁신을 선언하고 패기있게 사업 도전에 나선 여섯명의 청년들을 만났다./ 편집자


'가치를 담다'라는 뜻을 지닌 '가담 컴퍼니'(☎043-854-0501)는 충주가 고향이거나 충주에서 대학을 다닌 20, 30대 젊은 청년 여섯명이 모여 만든 영상 제작 및 편집 전문회사다.

음악동아리 활동 등으로 충주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은 각자 취업과 프리랜서 등으로 사회생활을 하다가 뜻을 합쳐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잠시 접어뒀던 각자의 꿈과 재능을 좀 더 자유롭고 넓은 무대에서 펼치고 싶다는 욕망이 이들을 의기투합하게 만들었다.

이 회사는 신민섭(30), 전충원(26) 두사람이 공동대표를 맡고있다.

이들 여섯명이 한데 모이는데 구심점이 된 인물은 가장 선배인 신민섭 대표다.

신 대표와 전 대표를 비롯해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이한샘(여·27) 씨와 영상편집 프리랜서로 활동한 김영재(26) 씨, 동화작가 지망생인 최수빈(여·25) 씨, 영상촬영작가 지망생인 전성배(24) 씨, 여섯명 모두 개성이 강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광고회사에 근무했던 신 대표는 영상과 편집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충원, 영재 씨와 자주 어울리다가 군 제대 후 SBS아카데미 등에서 영상분야 공부를 하던 성배 씨를 만나면서 영상편집 전문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여기에 외주를 통해 디자인과 영상제작을 하고 글을 쓰면서 동화작가를 준비하던 수빈 씨와 취미로 여행을 다니면서 디자인 외주작업을 하던 한샘 씨까지 동조해 함께 참여하게 됐다.

현장에 나가 광고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정구철
현장에 나가 광고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정구철

4명의 남성 모두 충주가 고향인 선후배들인 것과는 달리, 여성인 한샘씨는 인천, 수빈씨는 경기도 안양이 고향이다.

한샘 씨는 한국교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수빈 씨는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에서 동화미디어컨텐츠를 전공했다.

둘 다 충주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충주와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충주가 좋아 자주 내려오다가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아예 충주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굳힌 케이스다.

한샘 씨는 "처음에 충주에 일을 하러 내려간다고 했을 때 친구들로부터 '왜 수도권에 있지 충주까지 내려가려 하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충주가 좋아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내려오게 됐다"며 "특히 과열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는데다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많아 이곳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빈 씨도 "청년들의 인식 속에 '충주에 별로 할 것이 없고 트랜드에 약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청년들에게 충주가 트랜디한 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여섯명의 청년들은 회사를 설립하기로 뜻을 합쳤지만 모든 준비가 여의치는 않았다.

우선 충분치 않은 자금사정이 문제였다.

다행히 각자 영상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비 구입비는 따로 들지 않았다.

이들은 캐논5D 마크3와 짐벌, 핼리캠, 컴퓨터 편집기 등 전문장비를 갖추고 있다.

사무실은 건국대 충주병원 인근 2층 건물에 30여 평 정도의 규모로 마련했다.

청년들의 창업을 기특하게 여긴 건물주 정태흥씨(대학약국 대표약사)의 배려로 보증금 6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으로 주변보다 저렴하게 사무실을 임대했다.

보증금은 여섯명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다.

회사명인 '가담'은 각자 마음에 드는 이름을 제출한 뒤 머리를 맞대고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했다.

이 회사는 결혼식을 비롯한 각종 기념식 영상과 중소기업 홍보영상, 기관 홍보영상, 유튜브 편집영상, 선거홍보영상, 방송국 외주영상 등 다양한 영상을 촬영·제작하고 편집하는 일을 한다.

이들은 각자 뛰어난 감각과 함께 우수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오직 퀄리티만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결혼식 영상의 경우, 기존 예식장에 전속된 업자가 촬영하는 영상은 짐벌이라는 장비를 이용해 촬영하다 보니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영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핼리캠을 활용해 공중에서 신혼여행을 떠나는 신랑 신부의 감성적인 영상까지 촬영해 편집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대 젊은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감성을 가미해 현대인의 트랜드에 맞춘 영상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만족감이 높다.

특히 예식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 결혼 당사자들과 접촉해 함께 긴밀하게 상의하고 그들의 취향에 맞춰가기 때문에 가격은 낮추고 퀄리티는 높여주는 이중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남들이 생각치 못한 독특한 기획영상도 준비하고 있다.

사무실에서 편집작업을 하는 모습. /정구철
사무실에서 편집작업을 하는 모습. /정구철

'가담 VIP회원'을 모집해 탄생에서부터 돌과 입학, 데이트, 프로포즈, 결혼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한편의 영상으로 제작하는 일이다.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일대기를 모두 담아내는 인생영상을 제작하는 일이다.

또 선거를 위한 홍보영상 제작도 선거 때만이 아닌 평상시 출마예상자의 모습을 수시로 촬영하고 이를 DB로 삼아 철저하게 기획된 홍보영상을 제작하겠다는 구상이다.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연구하고 한발 더 뛰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아직은 회사를 설립한 지가 얼마 지나지 않아 홍보가 미흡한 편이지만 샘플영상을 제작해 각자의 SNS와 회사 SNS 등을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비록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이들의 포부는 당차다.

이들은 "충주와 충북을 찍고 전국 영상계의 TOP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있다.

향후 영상아카데미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신민섭 대표는 "네명의 청년들은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지켜나가기 위해, 나머지 두명은 충주가 좋아 충주를 선택한 만큼, 충주가 청년들이 살기좋은 곳임을 우리가 직접 증명하려고 한다"며 "우리가 이곳에서 성공해 충주가 많은 청년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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