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김창식 충북과학고 교사

출생이 충북인 소설가들의 문학적 혼(魂)이 충북소설 자긍심의 원천이 되고, 계승해야 할 정신적 자산이다. 충북의 소설 문학 1세대라고 칭할 수 있는 포석 조명희(진천, 1984~1938), 벽초 홍명희(괴산, 1888~1968), 팔봉 김기진(청원, 1903~1985), 무영 이용구(음성, 1908~1960) 소설가는 충북이 낳은 한국소설 문학의 큰 별들이다. 비록 성장기에 고향에서 보내고 외지에서 문필활동을 했지만 충북소설 문학의 1세대로서 그분들이 남긴 문학적 혼은 충북의 문학도에게 장르를 불문하고 자부심의 원천이 되고 있다.

또한 흙의 작가 유승규(옥천, 1921∼1993), 농민문학 이동희(영동, 1938~), 지조와 선비 강준희(단양, 1935~), 동인문학상 수상 김문수(청주, 1939~2012) 소설가 등이 충북소설 문학의 2세대가 되는 셈이다.

1995년 1월 19일 우연한 식사 모임에서 지용옥(월간문학, 이하 등단지명)이 소설가만의 단체 구성을 제안했고, 함께 모였던 안수길(월간문학), 박희팔(한글문학), 최창중(동양문학)의 제청으로 소설 전문 단체 태동의 시발점이 됐다.

1996년 3월 20일. 충북에 거주하면서 소위 등단의 관문을 통과했다는 소설가 중 연락이 닿은 강태재(시와 시론), 문상오(충청일보), 민병완(문학세계), 민영이(동양문학), 이항복(충청일보), 전영학(충청일보) 등이 청주시 청림식당에 모였다. 동참 의사를 밝혔으나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강준희(신동아), 김창식(서울신문), 이덕자(예술세계), 정연승(충청일보), 전성규(문학세계)를 포함해 '충북소설가회'가 비로소 창립(회장 안수길, 주간 전영학)됐다.

1998년 10월. 13인의 단편소설로 무크지 형태의 창간호 '조각보 만들기'가 발간됐고, 청주시 극동반점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안수길 초대회장과 초대 주간 전영학에 이어 최창중, 이항복 정연승 주간의 노력으로 8호까지 회원의 작품을 표제로 하는 무크지 형태로 발간하다가 지용옥이 2대 회장(주간 민병완)을 맡으면서 '충북소설가협회'로 개칭하고 동인지의 표제를 '충북소설'로 변경해 9호부터 16호까지 발간했다.

입회 시기가 다르지만 강순희(문예사조), 장한길(대한일보), 정산흥(공간시대문학), 김홍숙(농민문학), 한상숙(오늘의 문학), 이종태(동양일보), 이규정(한맥문학), 오계자(새한국문인), 이귀란(기독문학), 김미정(기독문학), 송재용(한길문학), 권효진(한국소설), 이영희(동양일보), 강석희(동아일보), 정순택, 김승일, 박아민 등이 동참했다. 3대 최창중 회장(주간 김창식), 4대 박희팔 회장(주간 김창식)을 거쳐 현재의 5대 전영학 회장(주간 김창식)으로 이어오면서 17호부터는 동인지의 표제를 회원 작품으로 변경하는 무크지의 형태로, 17호 '보리가 뿔났다', 18호 '편지개통 재개', 19호 '은산철벽', 20호 '우화등선', 21호 '한낮의 켄터키블루그래스', 22호 '타일 반 평'을 발간해 1996년 창간호부터 2019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소설 동인지를 세상에 펴냈다.

청소년의 문학적 끼를 발굴하는 교육 기부와 소설 문학의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2012년에 충북도교육감이 후원하는 충북 청소년 소설문학상을 제정·운영하고 있다. 창립 25년이 된 충북소설가협회 회원 다수가 70~80년대에 등단했다. 3세대 충북소설 문학이 노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4세대를 형성할 후진 양성을 위한 협회의 역점사업인 셈이다.

김창식 충북과학고 교사
김창식 충북과학고 교사

충북소설가협회 회원들이 발간한 순수 소설 문학 저서가 200여권이 넘었다. 정기총회와 분기별 모임을 단순한 회의 차원에서 벗어나 소설 문학을 토론하고 논쟁하는 방향으로 실천하고 있다. 회원 각자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동인지 외의 여러 지면에 작품을 발표하고, 창작집을 발간하는 등 충북의 소설 문학은 지금 일취월장 중이다. 충북의 1세대와 2세대 소설가들이 한국문단에 새겨놓은 업적과 자긍심을 본받아, 충북소설 문학의 3세대 일원으로서 절차탁마를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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