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영철 ESD(주) 대표·충북공급기업협의회 사무국장

며칠전 동네 작은 음식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지인들과 회의를 마치고 식사를 위해 갔는데, 9명이 무더기로 방문한 것이 코로나 사태 이후 몇달만에 처음이란다.

매일 두세명 정도만 식사를 하는게 전부였지만 이날은 작은 식당을 우리 일행이 꽉 채웠다. 식당주인의 기뻐하는 모습이 생생하다.

코로나 사태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음식도 배달이 많아지면서 동네상권이 붕괴되고 소상공인 매출도 급감하고 있어 걱정이다.

도심의 몇몇 식당들은 매출액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한 블록만 뒤로 들어가보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제조업의 침체와 재택근무의 확산, 택배와 배달의 증가 등으로 소비분야의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어두운 상황에서도 매출이 높아지고 있는 서비스 업종이 식료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식품 소비분야 영향분석 결과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외식업의 매출은 감소했다. 반면 인근 소매업체의 식재료와 배달서비스의 매출은 증가했다.

비대면 온라인 소매유통 채널의 판매실적도 크게 늘어나는 등 구매형태의 변화가 발생했다. 외식 횟수는 감소했지만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은 증가했다.

농식품 소비패턴의 변화로 관련 산업체는 라인 증설과 생산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체와는 달리 명암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충북지역 농산물 가공업체들은 코로나 사태로 주문이 늘어나자 배달전문 메뉴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 기피나 외부활동 자제 움직임, 개인주의 등이 확산되면서 공장 시설도 자동화,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 공동훈련센터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에 참여한 충북도내 식품제조회사들을 차례로 점검해 보았다.

이들 식품회사들은 자동화 설비도입을 희망하면서 전문인력의 채용을 위한 추천도 요청이 있었다.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의 업종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식품제조회사들은 활발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

소규모 기업은 간이생산시스템을 도입, 기초적인 스마트공장으로 전환을 희망했으며 중소기업은 핵심 설비인 금속검출기나 전자저울, 멸균기 등의 도입을 예정하고 있었다.

짧은 기간에 6개 회사를 방문했는데, 무려 4개사가 스마트공장으로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고 나머지 2개사도 전산시스템 운용인력이 보강되면 올 하반기 또는 내년초에 도입하기로 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해 공장 인프라부터 교체하기로 결정한 식품제조회사들의 판단은 매우 시의적절 하다. 스마트공장 설계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양한 요구사항도 나온다.

기존 시설로는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고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인증 또는 관리의 강화 때문이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는 매우 다른 적극적인 모습이다. 외부인 출입은 가급적 차단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공장 입구부터 철저한 소독과 방진복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재래식 시설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깨끗한 환경에서 최적의 설비들이 가동되고 있다.

공장 인프라 개선에 회의적이었던 식품제조회사들은 코로나 최대 수혜업체인 마스크제조회사와 함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자동차 부품회사, 반도체 관련 회사들의 스마트공장 전환이 많았고 식품제조회사들은 1년에 한두개에 그쳤는데, 엄청난 반전이다.

김영철 ESD(주) 대표·충북공급기업협의회 사무국장

이같은 제조환경의 개선과 의료환경 개선, 개인 위생관리가 지금과 같이 철저하게 진행된다면 대유행은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비수도권을 떠나 청정지역은 없다. 확진자는 언제 어느곳에서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감염병도 이제는 스마트 하게 대응하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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