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망 찢고 토종 물고기 포식… 하천 생태계·어족자원 '위협'

강미숙 의원과 이재완 회장이 가마우지가 출몰하는 지점을 가르키고 있다.
강미숙 의원과 이재완 회장이 가마우지가 출몰하는 지점을 가르키고 있다.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가마우지가 어망을 찢고 닥치는 대로 물고기를 잡아 먹고 있는데,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사)전국내수면어로어업연합회 이재완(61)회장은 "몇년 전만 해도 몇마리씩 보이더니, 2∼3년 사이에 개체 수가 대폭 늘어나며 수백마리씩 무리를 지어 토종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있다"고 한탄했다. 

민물가마우지(이하 가마우지)가 어망에 구멍을 낸 뒤 그물 안의 물고기까지 훔쳐 먹는다는게 내수면 어업인들의 주장이다.

단양에서 40년째 내수면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 회장은 "낮에는 돌 틈에 들어가 있는 메기, 쏘가리, 빠가 등을 제외한 모래무지와 피라미 등은 씨가 마르고 있다"며 손사래를 쳐댔다.

"몇해 전만 하더라도, 그물을 한번 걷어 올리면 20㎏ 정도의 물고기가 잡혔다"며 목청을 높인 이 회장은 "요즘들어서는 어획량이 예전의 1/10에도 못미친다"고 푸념했다.

기러기처럼 일정한 대형을 유지하면서 떼를 지어 다니는 가마우지가 단양군 내수면 어족자원을 위협하는 하천 생태계의 불청객으로 등장한 셈이다.

최근들어 단양군 가곡면 덕천터널 다리 밑과 어상천면 심곡 도랑, 아평 여울, 도담삼봉 등 단양강 본류와 지류 곳곳에서 수백마리씩 떼를 지어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을 자주 목격 할 수 있다.  

가마우지는 번식력이 뛰어난데다, 물속 5∼10m까지 잠수하면서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하천 및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18일 단양군 내수면 어업 통계에 의하면 2018년 5만2천858㎏였던 어획량이 지난해 4만884㎏으로 줄었다.

단양의 대표적 어종인 쏘가리 역시 8천81㎏에서 5천450㎏을 크게 감소했다. 

어획량이 급감한 배경은 수중보 건설로 인해 물고기가 상류로 올라오지 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마우지 피해로 어획량 감소가 더 크다는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가마우지의 증가로 물고기가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재완 회장은 가마우치 퇴치는 정부 차원에서 시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베트남과 중국 정부는 물고기 씨를 말리는 가마우지를 일찌감치 유해조수로 지정했다"며"이웃나라에서 쫒겨 온 가마우지가 이제는 겨울에도 따뜻한 나라로 이동하지 않은 채 완전히 토속새로 자리잡아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물가마우지(great cormorant)

민물가마우지는 몸길이 89∼102cm이다. 뺨과 멱은 흰색이고 나머지는 검은색이다. 번식기의 깃털은 옆구리에 흰 얼룩무늬가 있다. 해안·바위섬 또는 하구 주변에서 생활하며 때로는 내륙의 하천가나 호수에서도 눈에 띈다.

한국에서는 주로 남해 거제도와 서해 앞바다 섬에서 겨울을 나는 흔한 겨울새이다. 그러나 번식에 대한 자료는 아직 없다. 일본에서는 참나무·소나무·팽나무 등의 가지 1개에 보통 2∼20개의 둥지를 튼다. 12~6월에 걸쳐 1년에 세 차례 번식하며 한배에 보통 3∼4개의 엷은 청색 알을 낳는다. 알을 품는 기간은 30∼36일이고 새끼는 부화한 지 47∼60일 지나면 둥지를 떠난다. 먹이는 물고기가 주식이며 잠수를 잘해서 헤엄쳐 다니다가 물 속에서 먹이를 잡는다. 아프리카·유라시아대륙·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넓은 지역에서 번식하나 한국에 분포하는 아종은 일본에서 번식한 뒤 타이완·오키나와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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