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특집] 억울한 죽음 '민간인 희생자' - 충북 현황은
[6·25 특집] 억울한 죽음 '민간인 희생자' - 충북 현황은
  • 이지효 기자
  • 승인 2020.06.22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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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매장지 공식집계 10곳 … 실제로는 87곳"
충북 보은군 아곡리 유해발굴 현장. 유족들이 유해매장 존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 유해암매장지를 발굴하는 모습. / 박만순 대표 제공
충북 보은군 아곡리 유해발굴 현장. 유족들이 유해매장 존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 유해암매장지를 발굴하는 모습. / 박만순 대표 제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1950년 6월 25일. 올해는 뼈아픈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충북도내에서는 약 8천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희생자들은 국민보도연맹원, 형무소재소자, 부역혐의자, 우익단체 간부 및 군·경 가족, 피난민과 주민들이었다. 당시 일부는 가족들에 의해 시신을 수습했으나 대부분의 시신이 수습되지 못했다. 억울한 죽음으로 희생된 이들에 대한 충북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 편집자

충북도가 파악하고 있는 6·25 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 매장지는 총 10곳이다. 청주 5곳, 옥천 2곳, 보은과 영동, 단양 각각 1곳씩이다. 그러나 2002년부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충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아 18년째 도내 마을 조사와 문헌자료 수집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박만순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의 조사와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었다.

박만순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가 민간인 희생자를 조명한 그의 저서 기억전쟁을 들고 있다./ 이지효
박만순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가 민간인 희생자를 조명한 그의 저서 기억전쟁을 들고 있다./ 이지효

박 대표는 "충북 도내에만 87곳에 8천여명의 희생자가 있다"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6·25때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피해 유가족에게 신청을 받았다. 이때 충북에서 800여명이 신청을 했는데 박 대표가 500여명의 신청서 작성을 도와줬다.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희생자들이 어떻게, 언제 죽었는지 진실규명 결정은 내렸지만 충북지역 명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지는 않고 사건 유형별로만 정리 했다.

6사단 헌병대의 보도연맹연맹원 처형지도
6사단 헌병대의 보도연맹연맹원 처형지도

박 대표는 진실화해위에서 그 분들 명단을 받아 미신청자까지 조사를 한 결과 2천700명까지 구체적인 신원을 확인하게 됐다. 그 명단은 그의 저서 '기억전쟁'에 수록돼 있다. 희생자 8천명을 기준으로 30%정도를 밝혀낸 것으로, 개인이 해낸 것으로는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지자체에서 파악하고 있는 숫자와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도에서는 주로 유해매장 추정지만 알고 있고 전체적인 학살지는 모르고 있다"며 "2018년 충북도의회 발주 연구용역 사업으로 충북지역 민간인 현황과 향후 과제를 맡아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지만 관련 업무 담당자가 계속 바뀌는 등 결과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지자체에서 파악하고 있는 데이터와 현실의 차이가 큰 것은 지자체장들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해도 부재와 그에 대한 철학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의 명예회복과 이것을 통해 역사속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 입니다. 인권과 평화의 존중함을 공유하자는 것이지, 가해자를 처벌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독일은 지금도 가해자가 나오면 공소시효 없이 그들을 처벌하는데 우리 사회는 그만큼의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안돼 있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하거나 밝히자는 취지가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공적기관들이 이러한 진상규명에 협조를 해야하는데 관심이 없어요. 인권과 평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덜 하다는 이야기인거죠."

그나마 충북도에서는 광역자치단체 처음으로 지난 2019년 보은군 내곡면 아곡리와 올해는 청주시 남일면 두산리 지경골(여우골)의 유해발굴을 지원해줬다.

불 타버린 청주형무소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불 타버린 청주형무소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박 대표는 "지난 5월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이제 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꾸려져 오는 11월 구성 예정인데 앞으로 또 유가족들의 신청을 받을 것"이라며 "지자체에서는 그들이 되도록 많이 신청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형식적인 접수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생활 반경인 읍·면·동에서 접수 서식을 비치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협조가 절실하고 중앙·지방정부가 협조해 지속적인 유해발굴과 추모사업과 동시에 많은 시민들이 이것을 기억하고 공유해 지역에서 재생산이 될 수 있도록 지방 공식 기록물인 도지와 시·군지에 실어야 한다"며 "이러한 기억을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통해 공유하는 일에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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