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 보이스퀸들의 '핑크빛 하모니'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나에게 봉사는 또 다른 배움이다", "나에게 봉사는 내 삶을 돌이켜 보게 하는 즐거움이다", "나에게 봉사는 배려다", "나에게 봉사는 자기 발전이다". 이처럼 진천에는 '지역 봉사'라 쓰고 그것을 '인생 행복'이라고 읽는 열혈 주부군단이 있다. 진천농협 행복노래봉사단(단장 권옥주). 이 단체는 노래면 노래, 봉사면 봉사, 모든 일을 똑소리 나게 해결하는 여성 봉사꾼들의 집합소다. 진천지역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수놓고 있는 이들의 활동상과 봉사예찬을 들어본다. / 편집자
 

#진천농협 노래교실에서 태동

진천농협 행복노래봉사단은 진천농협 행복노래교실 회원 중 지역사회에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지원자 2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지역농협에서는 농가주부모임과 고향주부모임 등 여성단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진천농협처럼 자체적인 여성노래봉사단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은 노인시설과 1시설 1단체 매칭을 통해 노래공연을 진행하는 '재능놀이파도타기 프로그램'으로 매월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또 진천군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매월 1회 이상 지역 노인요양기관과 복지기관에서 흥겨운 노래와 효실천으로 자원봉사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진천군자원봉사센터 봉사단체로 가입해 지역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진천군 생산적 일손봉사에 적극 참여해 농촌의 일손부족을 해결하고,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현장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이 실시한 생산적 일손봉사 횟수는 총 104회에 이른다. 이러한 열정적인 활동으로 지난해 '충북 생산적 일손봉사 단체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올들어 125회 농가일손돕기

올해는 뜻하지 않게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기관·단체 공연이 중단되고 해외근로자들의 입국도 막혀 그 어느해 보다 일손부족의 고통을 겪고 있는 농가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딸기 따기, 봉숭아 순제거, 파·청경채·버섯 수확 등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행복노래봉사단은 올해들어 벌써 125회에 달하는 농가 일손돕기에 참여했다. 이런 활동은 농민과 함께 하는 진천농협의 산하 봉사단으로서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렇듯 농가 봉사가 많다 보니 이제는 어떤 일을 만나든지 단원들 간에 '척하면 척'으로 손발이 맞는다. 할 일을 보면 못견디는 열정과 일 잘한다는 입소문으로 요즘에는 하루 오전, 오후 2회 현장에 출동하는 날도 많다. 일복이 많은 만큼 넉넉한 지혜와 웃음이 많은 것도 이 봉사단의 특징이다.

#마음도 손발도 '척하면 척'

이처럼 못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진천농협 행복노래봉사단 단원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낀 행사는 지난해 9월에 개최된 '안녕, 진천 추석명철 문화체험 어울마당'이다. 추석 명절을 맞아 외국인 근로자와 북한 이탈주민이 함께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해 보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에서 봉사단원들은 '전 부치기 체험'을 맡았는데 준비할 음식의 양이 어마어마 했던 것. 권옥주 단장 자택에서 단원들이 모여 참가자 500여명이 맛 볼 각종 전을 부치고, 체험할 재료를 준비하느라 야단법석 구슬땀을 흘렸지만 그런 만큼 보람도 컸다. 진천이라는 지역이 낯선 외국인과 북한 이탈주민에게는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또 지역 주민들에게는 외국인 범죄 예방 등 서로 믿고 살아갈 수 있다는 마음을 전한 행사였다. 이 프로그램은 '안녕 캠페인'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힘들게 일한 단원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크고 작은 지역행사의 '감초'

이외에도 진천농협 행복노래봉사단은 진천지역과 충북도에서 진행됐던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자원봉사자대회, 사랑의 떡나누기, 생거진천문화축제, 도민체육대회, 농다리축제 등 많은 행사에 참여해 안내부스 운영,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진행 했으며, 총 400여회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진천군수 표창,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장 표창을 수상해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졌을 때는 단원들의 가족까지 총 출동해 늦은 밤까지 수제 천마스크 제작을 도왔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역 헌신

4년째 행복노래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권옥주 단장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만난 봉사가 우리 단원 모두에게 생활 그 자체가 되었다. 지역에서 일손이 필요한 곳이 있다고 하면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한마음으로 달려가 주는 단원들이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단합된 힘으로 봉사하고 있는 20명의 단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권 단장은 "이제는 회원 공지방에 봉사 안내를 올리면 선착순으로 끊어야 할 만큼 열정이 가득하다"며 "이 마음 그대로 즐겁게, 그리고 지역을 환하게 비추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진천농협 발전과 살기좋은 진천을 만드는데 힘을 보내는 단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