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위해 일할 기회 놓쳐 안타깝다"

박덕흠 의원
박덕흠 의원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이 29일 끝내 결렬돼 여당 의원만으로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되면서 국토교통위원장에 유력했던 미래통합당 3선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과의 협상 결렬 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법사위원장을)나눠서 하는 것조차도 되지 않는 이 상황은 더불어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고, 거기에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는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그래서 저희들은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을 여당 의원으로 선출했다.

국토위원장에는 전북 순창출신 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 갑)이 뽑혔다.

박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지역을 위해 일할 기회를 놓쳐 안타깝다"며 심정을 짧게 밝혔다.

건설경영인 출신 박 의원은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을 지냈고,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국토위 야당 간사로 활약했다.

올해 4·15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국토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국토위원장은 그동안 야당에서 맡았고, 이번 여야 협상에서 민주당이 통합당에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에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런 상황을 예견한 듯 "코로나19 사태에 가려 사회 곳곳에 울려 퍼지는 사이렌을 자꾸만 놓치고 있단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며 "요즘 들어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정권 보다 두 배나 껑충 오른 집값상승률, 무리한 추경으로 인한 재정 악화, 대북정책 실패와 외교 난항, 그야말로 어느 하나 성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여기에 의회독재까지 합쳐져 여당이 제동 장치마저 분질러버렸으니, 코로나 안개가 걷히고 난 뒤 국민들이 마주하게 될 현실이 두렵다"고 덧붙였다.

당초 국회의장의 강제 상임위 배정으로 기획재정위에 속했던 박 의원은 통합당 다른 의원들과 함께 사임계를 제출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이 상임위원장은 못됐더라도 국토위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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