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 중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도입한 워킹스루 시스템. / 중구 제공

불안불안하던 대전발 코로나19 전파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미 세종과 충남, 전북 등지로 감염이 확산된 가운데 지난 주말 동안에는 충북이 뚫렸다. 충청권 전역의 코로나19 방역이 한방에 무너진 셈이다. 물론 그 사이에 해외유입 사례도 계속 이어졌지만 입국단계 검역에서 걸러지고 있어 피부로 느껴지는 위험의 강도는 천양지차를 보이는게 사실이다. 더구나 지금 대전에서의 확진자 발생을 보면 집단감염보다는 산발적 감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전의 확산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2차 유행에 대한 경고가 끊이질 않던 중에 수도권 집단감염은 충청권에 적지않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발생 내용 및 전파 경로와 관계없이 제기된 우려가 하나둘씩 눈으로 확인됨에 따라 불안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대전발 확산의 경우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과 집단이 아닌 산발적·개별적 감염이 두드러지는 등 이전의 대유행과 다른 양상이지만 그 위협의 강도는 뒤지지 않는다. 더구나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최근 대전의 확산사례는 발생 인원보다 그 상황의 위중함에서 우리의 긴장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당장 대전·충남 최대 병원인 충남대병원 응급실이 전면폐쇄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로 인한 불편과 피해는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상당할 수 있다. 전차 양상과 대상자의 다양한 형태는 방역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더구나 이 기간 파악된 확진자 10명중 3명은 감염원과 경로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옥천의 확진자는 편의점에서 일한 것이 확인됐고, 상당수 접촉자가 외지인으로 추정돼 감염파악도 갈길이 멀다.

이는 10%를 웃도는 전국의 감염경로 미확인 정도를 크게 넘기는 규모로 무증상 감염과 더불어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를 예고한다. 이럴 경우 여름철 2차유행은 가을을 넘어 겨울까지 갈수 있고 백신개발 등 근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최악의 사태를 맞게된다. 전국적인 상황도 당연히 주시해야 하지만 충청권의 유행 상황은 지금 당장의 현실이다. 고민과 판단의 단계가 아닌 것이다. 실행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며 긴장감을 높여야 할 때다. 시간적 여유나 효율성 따위를 따질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현 상황의 중심지인 대전은 지난달 겨우 살아난 소비자심리가 이달들어 주춤하고있다. 앞서 석달간 급락했던 지수가 상승세를 이었으나 관계자들은 재난지원금의 약발로 보고 있다. 현재 경기는 긍정적이지만 향후경기나 취업전망은 다시 하락세다. 그만큼 경기전망은 암울하다. 충북도 내달 12일까지 이어지는 동행세일덕에 소비상황이 나아졌지만 할인행사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다. 우리는 돌이킬 수도, 물러날 수도 없는 길목에 서 있다. 코로나19를 마주보고 극복해야만 한다. 그래야 살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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