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한경옥 만승초등학교 교사

새로 시작한다는 건 정말 마음부터가 다르다. 새로운 학교로 이동하게 됐다. 수석교사 업무를 혁신학교에서 처음 시작한 나는 일반 학교로의 전출이 신규교사 발령 나는 것처럼 다소 두렵고 떨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학교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됐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우리 교사가 또는 학교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생각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늘 해왔던 학급운영, 수업, 평가, 학교생활을 해왔었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붕괴되니까 처음에는 매우 당황스럽고 방황을 하게 됐다. 그렇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어떻게 해야 하지?'하고 연구를 하고 방법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매일 등교를 해야 한다'는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 모두 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환경을 탓할 것인가? 유리하게 활용할 것인가?

2015교육과정의 패러다임이 '주입식 교육에서 대화와 토론식 교육'으로 '학습자 중심 배움 수업', '토의토론 수업', '과정중심 평가' 등으로 변화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코로나 상황은 학교 현장을 기존의 방향과 다소 다른 방향으로 안 바꿀 수가 없게 만들어 버렸고, 일상이 깨어지는 충격이 오면서 학교와 가정은 많은 혼란과 고통, 두려움이 일어나게 됐다. 반면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소통 방식이 가져오는 변화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손실만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 변화가 우리 교사들에게 유리하도록 어떻게 할 것인지를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가 그 동안에 하지 못하거나 미숙했던 것을 이번 기회에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를 더욱 더 고민하고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하자고 하면 늘 망설였던 교사들도 이제는 온라인 방식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측면이 있다. 이처럼 온라인 방식을 자꾸 사용해보면 오프라인 방식과 비교할 때 불리하다고 여겼던 점 이상의 또 다른 유리한 점을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변화된 상황을 우리에게 어떻게 유리하도록 만들어 갈 것인가?'

이 세상은 우리 뜻대로 안 된다. 세상은 늘 우리 뜻과 상관없이 움직인다. 물이 남으면 저축해 두었다가 모자랄 때 쓰면 되듯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든 우리는 그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효율적으로 쓰면 된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교사들이 두려움과 원망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동료 교사들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며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 역량을 키워 저축해 나간다면 이 또한 지나가지 않을까?

한경옥 만승초등학교 교사
한경옥 만승초등학교 교사

앞으로 코로나 사태와 같은 일은 몇 년마다 계속 일어난다고 한다. 오히려 더 자주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이 코로나 사태가 한 번으로 끝날 줄 알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면 다음에는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이번 경험을 토대로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천천히 멀리 간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우리의 대처 능력 또한 동료교사와 함께 계속 역량을 키워나가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해쳐 나간다면 우리의 교육 현장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거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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