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피난길에 잠시 내린 제천역에는 대합실도 없었다"

서병준 시인
서병준 시인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6·25 피난길에 잠시 내린 제천역에는 대합실도 없었다. 일곱 살 동상을 앓는 발가락이 가려워 언니(형:兄)랑 나는 밤새 울었다"

제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林溫(임온)서병준(77) 시인이 고향을 그리워 하며 발간한 '동화시편' 중 '제천'이라는 제목의 싯귀다.

'의림지 기억'에서는 "의림지에는 천년 왕조 용궁이 있다...(중략)... 뒤뜰 너른 벌판을 흐르고, 청전리 작은 못에 다시 고여 제천의 학교마다 교가 노랫말이 되었다"고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시인은 6·25 피난시절 아버지 고향인 제천에 따라와 동명초와 제천중을 다녔다.

喜壽(희수)에 접어든 그는 어릴적 고향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진솔한 싯귀를 '동화시편'에 담았다.

가로 14㎝, 세로 21㎝에 175쪽으로 발간된 '동화시편'은 1부 '봄 꿈을 꾸다'등 총 5부로 구성됐으며, 170편의 주옥같은 시가 수록돼 있다.

임무정 문학평론가는 "서병준의 작품을 대하면서 학창시절의 작품과 달리 이후의 작품에서는 영혼의 호홉과 시적 달관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서병준 시인은 "고려대 재학시절부터 열정적 문학도였던 선배를 50년 만에 만나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차를 마시듯이 살아가는 이야기나 하자고 해서 어줍지 않게 시작하게 됐다"며 다시 펜을 잡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는 "평생 詩的(시적)상상력을 공유하도록 도와준 형제같은 친구 오탁번 시인과 시집 발간에 도움을 준 동생 경온에게도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며 인삿말을 맺었다.

동명초, 제천중을 거쳐 성북고와 고려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한 시인은 약사공론에서 36년 간 근무했으며, 서예문화연구원 회장, 교대교우회 상임이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제문예(詩)를 통해 등단했으며, 전문신문협회 전문기자상(1991)을 수상하고 2003년에는 칼럼집 '팜코러스의 꿈'을 출간한 바 있다.

한편 '동화시편'의 표지 사진은 서병준 시인의 부인 오계환 사진 작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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